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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호 2014년 10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한·아세안센터 鄭 海 文사무총장



 ·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1211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朴槿惠정부 들어 처음 주최하는 다자정상회의로 올해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가장 중요한 외교행사로 꼽힌다.



 
지난 922일 만난 한·아세안센터 鄭海文(무역72 - 76)사무총장은 아세안은 우리의 제2교역 상대방이자 투자 대상자이며 연간 460만명의 우리 국민이 방문하는 지역이라며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내년 `아세안공동체' 출범 후 인구 6억명, GDP 총액 2조달러의 거대시장으로 부상할 아세안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사회·문화 협력을 총괄하는 정부간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를 이끌고 있는 동문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아세안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광이나 이주여성, 음식 등을 통해 아세안에 대한 인식은 높아진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선 아는 분들이 많지 않은 듯 해요. 아세안축제, 아세안영화제, 아세안보석전 등 문화행사부터 아세안무역박람회, ·아세안 청년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세안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입니다.”

 아세안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10개국으로 이뤄진 동남아의 대표적 지역협력체다. 세계 인구 1, 2위 국가인 중국과 인도가 국경을 접한 요충지에 위치해 아세안을 중심으로 인구 30억 이상의 거대한 경제 지역으로 부상이 예상된다.

 아세안은 한 세대만에 원조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바뀐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해요. 전후 폐허나 다름없던 중소규모의 나라에서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가들이 나올 수 있었는지 무척 궁금해합니다. 우리에겐 6억명의 단일시장을 통해 새로운 사업영역이 생겨날 것이고요. 지금보다 상생할 분야가 많기 때문에 미래가 더 기대됩니다.”

 동문은 제10회 외무고시 출신으로 1981싱가포르 서기관으로 외교관을 시작, LA영사, 나이지리아 참사, 미국 참사, 오스트리아 공사를 역임 후 그리스 대사, 태국 대사를 지냈다. 지난 20122월 한·아세안센터 제2대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외교관의 길을 걷게 된 동기를 묻자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늘 대한민국이 살기엔 좁은 나라라고 생각해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가 컸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5천만명이 살기엔 좁아요. 자연이 숨쉴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고요.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에서 어디에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지 않겠어요. 진취적인 우리 국민들이 광야로 나가 불모지를 개척해야 합니다. 넓은 시야에서 볼 때 인류의 공영 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외교관은 급변하는 국제관계의 흐름을 늘 숙지해야 하기 때문에 늘 공부를 해야 하는 직업이다. 동문은 매일 파이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와 국내 일간지 3개는 정독을 하고 소화를 못할 경우 집에 가져가 주말을 이용해 꼭 읽는다고 했다. 건강을 위해서도 지난 20년간 꾸준히 수영을 해오고 있다. 축구도 좋아해 한때는 프리미어 리그 선수 명단을 줄줄 외는 수준이었다고.

 그는 마지막으로 한··일이 활발한 경제 교류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패러독스'라는 덫에 걸려 정치와 안보 분야에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며 출구를 찾지 못하는데 아세안에서 해답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중국 시안에서 동북아 3국의 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이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일은 15백년 전 지식인·사업가·상인들이 다양한 자국의 문물과 문명을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평화와 공동 번영의 동아시아를 가꿔 나갔던 나라들입니다. ··일은 멀리 볼 것 없이 내년 아세안공동체로 출범하는 우리 이웃 동남아로부터 더 큰 이익의 공동 비전을 향해 협력하는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아에 21세기 실크로드의 대동맥이 다시 꿈틀대기를 꿈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