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8호 2014년 9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동창회가 희망이다
미국, 나아가서 전 세계인들이 선망하는 대학의 대학은 두말할 것도 없이 미국의 하버드대이다. 그것은 이 대학이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고, 입학을 허가받은 학생들의 70%가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장학시스템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장학금으로 열심히 공부해 사회 각계에 진출한 졸업생들은 다시 크고 작은 장학금을 다투어 내놓는 전통에 따라 후배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 전 세계 혹은 미국이란 출발점을 한국으로 대체시켜 놓고 보면 거기에 모교가 있지만 아쉬운 것은 그들만큼 충분한 장학금 지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8월 20일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장학금 전달식, 2백94명의 학부생과 95명의 대학원생이 동창회로부터 2014년 2학기 장학금을 전달받는 행사가 열렸다. 총 장학금은 11억2천4백만원, 학기 장학금이 10억 원을 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어려운 가운데서도 동문들의 참여가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하겠다. 하버드대와 비교하기는 턱없는 수준이고 가야할 길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이만큼 오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고 모교의 장학관계자들은 털어놓는다. 장학빌딩을 건립해 고정수익을 확보한 것도 역할을 했고 동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줄을 잇는 것도 큰 몫을 했다. 모두가 이름을 내기보다는 뜻을 내고 마음을 합친 사례라 할 것이다.
전달식에서 눈에 띈 것은 몽골 출신의 오강바야르(사회대 3년)군, 중국 출신의 번 번(사범대 석사과정)양 등 외국인 유학생 6명이 장학금을 받는 모습이었다. 비로소 모교도 단순히 외국 유학생들을 받기만 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그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차원으로 한 단계 나아갔음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우리가 미국 대학에서 부러워하던 그것이었다.
달라진 점은 또 있다. 한 번 돈만 지원하면 끝나는 방식을 보완해서 기왕이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선배와 유대를 갖게끔 그들을 격려를 해주고 고민도 상담해주는 멘토링이 시작됐다는 소식이다. 다른 대학에서 권유를 받은 적이 있지만 모교에서는 처음인 만큼 그 성과가 궁금해진다. 모교가 추구하는 이념이 Veritas(진리)이며 궁극적인 지향점은 `Veritas vos liberabit'(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이라면 모교는 이제 본격적으로 경제적 장애라는 빗장을 빼버리고 진리추구의 문을 확실하게 열어놓은 것이 된다. 아직도 좁은 문을 더 크게 열고 보다 많은 후배들이 그 문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동창회의 역할이 아닐까?
〈李東植 영화진흥위원회 감사·본보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