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7호 2014년 8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시선을 끌어당긴 뉴스가 있었다. 국토교통부, 서울시, 교통안전공단, 택시업계가 뭉쳐 `우버 택시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는 기사다. 우버(Uber)는 차량 共有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동차를 부르면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준다.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돼 4년 만에 37개국 1백40여 개 도시로 진출했다.
한국에는 지난해 진출해 점점 勢를 넓혀가자 택시업계가 `밥줄' 끊긴다며 들고 일어났다. 개인택시 면허를 따려면 6천만∼7천만원이 드는데 우버앱의 등장으로 면허도 없는 개인 차량들이 영업을 하게 되면 택시 운전사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와 택시업계는 우버를 `不法'이라 규정하고 앱 차단, 법인 등록 취소, 검찰 고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스마트폰앱 하나가 얼마나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으면 정부와 업계가 TF까지 만들었을까. 한국만이 아니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에서도 택시 기사들이 우버에 항의하는 파업을 벌였다. 인터넷숙박 중개업체 에어비앤비(Airbnb)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빈 방을 가진 소유자와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이 사이트를 이용하면 전 세계 고급 호텔부터 에스키모의 이글루까지 빌릴 수 있다. 에어비앤비는 창업 6년 만에 1백92개국 4만개 이상의 도시를 연결하며 수천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지닌 회사로 성장했다.
소비자로서는 환호할 만하다. 우버는 운전자와 탑승객의 상호 평가를 통해 안전과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 에어비앤비는 기존 숙박업체와는 차원이 다른 가격과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 남는 방이나 혼자 타는 자동차를 공유(sharing)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파괴'라는 평가를 듣는 이유다.
우버와 택시업계의 갈등을 보면서 영국 산업혁명 시기에 근로자들이 기계를 부순 `러다이트' 운동을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상상일까. 정보통신기술(ICT) 혁명으로 인해 끊임없이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고 기존 산업은 위협받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닌텐도 게임과 카메라, MP3가 사그라진 지 10년도 안 됐다. 이번엔 스마트폰앱이 택시와 호텔까지 위협하게 될 줄이야!
변화는 기업 생태계뿐이 아닐 것이다. 서울대는 우리나라 최고 대학이다. 대학입시 전문가들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니 `서성한(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이니 말하지만 서울대는 이렇게 묶을 수 없는 절대 강자다. 그래서 오히려 모교의 미래가 걱정된다. 경쟁자 없는 강자, 그것도 국내에서만 알아주는 강자는 불안하다.
산업계가 그렇듯 경쟁자는 동종업계가 아닌 전혀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당당하게 헤쳐 나갈 배짱을 가진 인재, 아니 세상의 변화를 주도할 창의성을 가진 인재를 우리는 키워내고 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