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호 2004년 11월] 기고 감상평
아는 분의 기사 읽는 재미 `솔솔'
작년 겨울에 졸업 20주년 기념 동기동창회를 했었다. 참석자중 반 이상이 대학 졸업 후 처음 보는 친구들이었고,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되어버린 친구가 3명이나 됐다. 대학시절의 모습에 현재의 모습을 오버랩 하면서 세월을 느끼는 대신 우리들의 관심은 `얘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였던 것 같다. 각자의 소개와 인사는 `역시', `어머', `그랬구나'의 탄성으로 이어졌고 20년의 세월을 넘어 오랜 기간 같이 지내온 혈육 같은 유대를 느끼게 했던 것 같다. 내가 동창회보를 받기 시작한 것이 아마도 이 동창회 이후였던 것 같다.
매달 배달되는 동창회보를 우체통에서 집으며 이웃이 봐주었으면 하는 유치한 생각으로부터 시작해, 포장을 뜯으며 보이는 세월을 망라한 쟁쟁한 선후배들에 관한 기사며 심지어 광고까지도, 동창회보의 내용은 일반신문과는 다르게 나로 하여금 온갖 종류의 감정 기복을 경험하게 한다.
`이 사람은 나보다 후밴데, 벌써 이런 위치에 있네', `가정대를 나와서 기자를 하기도 하는구나' 이 정돈 아마 애교일 거다. 서울대 폐지론에 대한 기사를 보며 엉뚱하게 흥분하고, `어머, 자랑이 늘어졌어'하고 눈을 흘기기도 하며, `이런 내용도 동창회보 기사가 되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게다가 모교의 소식, 무슨 건물이 생기고, 어느 교수님께서 정년퇴직을 하시고, 또는 어떤 보직을 맡으시고 등등의 근황을 접할 땐, 마치 서울대가 내게만 소식을 전해준 듯 공연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10월호 동창회보에는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된 사안들을 취재하며 느낀 뒷 얘기들이 현직 기자 동문들의 관점으로 씌어져 흥미진진했는데, 한편 객관적 기사보다 숨겨진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나 자신에 머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필자에게 동창회보의 백미는 기사 중에서 내가 아는 사람의 기사를 읽는 것이다. 친하게 지내던 분의 집안이 서울대 동문가족으로 소개된 것을 보고는 `아! 몰랐었네'하고 부러워하다가, 나의 아들, 딸도 꼭 서울대를 보내 동문 가족으로 소개되어야지 하고 어설픈 다짐을 하기도 했다. 혹은 소식이 궁금한 이들의 기사를 혹시나 찾을 수 있을까 이름만 뒤지기도 하다가, 과학자로서, 이공계 분야 선배, 후배들의 눈부신 활약상을 접할 때면 부럽다 못해 질투심에 불타기도 한다. 사실 미국대학을 졸업한 남편은 우리 동창회보에는 도통 관심이 없으니, 동창회보를 보며 내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은 고스란히 혼자 삭혀야할 나만의 몫이기도 하다. 나를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즉 대학 때 미팅 파트너였다든지, 혹은 별로 활발치 못했던 써클활동할 때 멤버였다든지 등과 같은 방법으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동문들에게 내 존재와 현황을 전하는 길이 있다면, 아마도 동창회보에 내 글을 싣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게 원고청탁을 거절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변명이다. 나를 아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이 사람은 나보다 후밴데, 벌써 이런 위치에 있네', `가정대를 나와서 기자를 하기도 하는구나' 이 정돈 아마 애교일 거다. 서울대 폐지론에 대한 기사를 보며 엉뚱하게 흥분하고, `어머, 자랑이 늘어졌어'하고 눈을 흘기기도 하며, `이런 내용도 동창회보 기사가 되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게다가 모교의 소식, 무슨 건물이 생기고, 어느 교수님께서 정년퇴직을 하시고, 또는 어떤 보직을 맡으시고 등등의 근황을 접할 땐, 마치 서울대가 내게만 소식을 전해준 듯 공연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10월호 동창회보에는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된 사안들을 취재하며 느낀 뒷 얘기들이 현직 기자 동문들의 관점으로 씌어져 흥미진진했는데, 한편 객관적 기사보다 숨겨진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나 자신에 머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필자에게 동창회보의 백미는 기사 중에서 내가 아는 사람의 기사를 읽는 것이다. 친하게 지내던 분의 집안이 서울대 동문가족으로 소개된 것을 보고는 `아! 몰랐었네'하고 부러워하다가, 나의 아들, 딸도 꼭 서울대를 보내 동문 가족으로 소개되어야지 하고 어설픈 다짐을 하기도 했다. 혹은 소식이 궁금한 이들의 기사를 혹시나 찾을 수 있을까 이름만 뒤지기도 하다가, 과학자로서, 이공계 분야 선배, 후배들의 눈부신 활약상을 접할 때면 부럽다 못해 질투심에 불타기도 한다. 사실 미국대학을 졸업한 남편은 우리 동창회보에는 도통 관심이 없으니, 동창회보를 보며 내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은 고스란히 혼자 삭혀야할 나만의 몫이기도 하다. 나를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즉 대학 때 미팅 파트너였다든지, 혹은 별로 활발치 못했던 써클활동할 때 멤버였다든지 등과 같은 방법으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동문들에게 내 존재와 현황을 전하는 길이 있다면, 아마도 동창회보에 내 글을 싣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게 원고청탁을 거절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변명이다. 나를 아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