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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호 2014년 7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한국장학재단 郭 柄 善이사장







 - 이사장을 맡으신 지 1년이 지났는데, 근황은 어떠신지요.

 장학재단은 우리나라 교육복지 정책을 집행하는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처음 장학재단 이사장으로 부임했을 때 최선을 다해 봉사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책무를 맡았다는 생각에 자부심이 생기고, 또 책임감도 컸습니다. 지난 1년간 직원들과 호흡을 맞춰 일을 해보니 직원들 모두가 출중한 역량과 책임의식을 갖고 헌신하는 모습에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학재단의 정신은 `나눔과 봉사'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과 합심해 우리 재단을 나눔·봉사 문화를 선도하는 허브기관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재단에 대해 `학자금 대출'만 생각하는데,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장학재단은 연간 9조원 가량의 예산을 바탕으로 크게 `학자금 대출'`국가장학금'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가장학금의 경우 가계소득에 따른 기준을 정하고 기초생활수급자부터 2분위까지는 국가 장학금 지원 기준액인 450만원을 전액 지원하며, 38분위는 차등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8천억원에서 올해는 35천억원으로 지원예산이 증가해 저소득층 학생을 중심으로 집중해 지원하고자 합니다.

 이밖에 나눔지기 봉사사업, 기부금 모집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나눔지기 봉사사업은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학생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기부하는 형태로 현재까지 3백명이 참여했습니다. 閔庚朝 前코오롱그룹 부회장, 郭德薰 前EBS 사장, 세진에이엠 鄭忠始사장, 모교 암병원 盧東榮원장 등을 비롯한 동문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 혜택을 받는 학생 수는 얼마나 되는지.

 전체 대학생의 60%가량의 학생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2013년에 120만명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았고, 올해는 130만명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 `나눔경영 전담 부서'를 따로 설치한 이유가 있으신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우리 재단이 학자금을 차질 없이 잘 지급하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장학정신과 가치를 좀 더 살리고 나눔봉사 문화를 선도하자는 취지에서 전담 부서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직원들이 기부를 통해 신용유의자 처지에 있는 198명의 학생들을 구제하기도 했습니다.”

 -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국가장학금을 지급하면서 소득 분류를 좀 더 엄정하게 판단해 혜택을 받는 학생들 사이에서 `불공정하다'는 불만의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 지난 1`한국장학재단의 설립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범정부 복지정보연계시스템 활용이 가능해져 고소득자에 대한 부당한 학자금 지급 사례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올해부터 이 시스템 활용을 위한 체제를 구축해 내년부터 전면 시행할 예정입니다. 끝으로 학자금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상환율을 높일 방안도 여러모로 찾아 국가부채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얼마 전 학부모들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만.

 재단에서 학자금 수혜를 받은 전체 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해주는 주체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려주고, 본인들도 그런 의식을 갖고 열심히 공부해 많은 학생들이 상환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 편지에 답장을 주신 분들도 많이 계시는 데 대부분 아주 절망적인 상황에서 국가장학금으로 자녀를 무사히 공부시키게 됐다는 내용입니다. 그것을 보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분들에게는 우리가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하는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좀 더 `사회적 약자의 희망이 되는 혼이 있는 재단'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많이 했습니다. 그것이 국가와 사회가 저에게 부여한 의무라 생각합니다.”

 -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교육자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아버님께서 학창시절 사범학교 진학을 원하셨는데 집안 형편상 진학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인께서 이루지 못한 꿈을 제가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셨는지 진학을 하는데 `사범학교에 가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것이 제가 교육자의 길을 걷게 된 시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우리나라 교육이 올바르게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의 큰 틀 안에서 교육정책에 관해서는 초당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권이 교체돼도 교육정책만은 일관적으로 안정되게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12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잖아요. 20, 30년을 내다보고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거기에 맞춰 중장기 비전을 세워놓고 교육 방향을 잡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모교 재학시절 기억에 남는 은사님이 있다면.

 당시 우리 교육학과에는 鄭範謨·金宗西·李榮德·鄭元植·李敦熙교수님 등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포진돼 있었습니다. 남다른 이상을 가지고 역할을 하시는 그분들을 보고 배우다 보니 자연스레 좋은 인재가 많이 배출됐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도교수인 李榮德교수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어요. 또 지금도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鄭範謨교수님께서 처음 영문 저서를 냈을 때 훌륭한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3명의 서평자에 저를 포함해주신 것입니다. 보통 서평은 그 분야의 대가들이 쓰는 것이 통례인데 저한테도 써달라 말씀하시니 참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죠.”

 - 사범대동창회 부회장도 맡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많은 동문들께 동창회 활동을 장려하는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저 역시 동창회에 그렇게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 것은 없습니다만, 동문들이 모교 발전을 위해 무엇인가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경우 동문들의 후원으로 학교가 얼마만큼 발전되고 있는지를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우리도 이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길 바랍니다. 저 또한 앞으로 모교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모교가 법인화 이후 첫 간선제 총장을 뽑았습니다. 동문의 한사람으로서, 또 교육계 종사자로서 신임 총장에게 당부나 격려의 말을 전하신다면.

 우선 축하의 인사를 먼저 전합니다. 신임 총장은 10, 20년을 내다보는 비전을 제시해 모교가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경영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邊廷洙기자·정리 = 林香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