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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호 2004년 11월] 기고 감상평

동창회보 로고 바꾸면 어떨까?

 신문이나 회보는 첫 페이지와 제목만 대충 넘기며 사설이나 논평만을 좀 보는 편인지라, 막상 회보에 대한 평론을 하려니 좀 난감하다.  은퇴 전에도 미세 수술을 할 정도여서 시력은 아직도 양호한 편이지만 망팔(望八)답께 절사(絶四)의 무의, 무필, 무고, 무아(毋意, 毋必, 毋固, 毋我:논어 자한(子罕)편에 나오는 절사를 말하며, 無意 無必 無固 無我와 같은 의미로서, 사사로운 뜻에 따라 행함이 없고, 꼭 해야 된다고 장담하지 않았으며, 고정관념이 없어 사사로운 내 주장을 고집하지 않고 끊었다는 뜻)의 생활신조로 소일하는지라 전과 같이 기사를 숙독하지 않으니 더욱 착상이 안 떠오른다.
 또한 건강을 위해 즐겨하던 여러 가지 정적인 취미생활(서예, 집필, 비디오 촬영 편집 등)중에서 첼로 연습 이외엔 모두 접어두고 동적인 운동인 승마를 일과 중의 첫째 일정으로 삼기 때문에 글쓰기가 수월치 않아서 혹여 이 졸필이 회보에 오점을 남기지나 않을지 염려된다.  `관악춘추'라는 사설란과 `느티나무 광장'은 유익하고 좋은 글이 게재돼 동문 상호간의 공감대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 보며, 그 외 동문들의 동정ㆍ인사ㆍ행사ㆍ신간소개 등 총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알찬 내용들이니 촌평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굳이 제언을 한다면, `추억의 창'을 활성화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신ㆍ구세대간의 유대를 강화하게 되는 공간이 되리라 본다. 필자가 서울대에 입학한 것은 6ㆍ25가 발발했던 해의 6월 12일이었고 입학식 뒤풀이 때 `호연지기를 지녀라'라는 교훈과 함께 막걸리를 한사발식 마시던 생각이 난다.  회보의 `서울大同窓會報'라는 음각의 제호를 명필로 바꾸었으면 한다면 나만의 욕심일까? 물론 동창회 유공인사의 기념비적 휘호라고 추정되지만, 글로벌시대임을 감안하면 한국 최고명문의 문패임에 걸맞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모교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이상론에 치우친 화중지병(畵中之餠)에 불과하겠지만, 서울대가 소수정예의 엘리트 교육기관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여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상아탑이 됐으면 한다. 하여, 계명구도(鷄鳴拘盜)하는 정상잡배나 곡학아세(曲學阿世)하는 학자의 배출이 아닌 대의대행(大義大道)을 구현하는 국가도량만이 양산(量産)되기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