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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호 2014년 6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대한민국학술원 權 肅 一회장







 
- 개원 60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학술원의 회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소감 한 말씀 해주신다면.

 우리나라 최고의 석학이 모인 학술원의 회장으로 선임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동시에 무거운 책무를 느끼고 있습니다. 국민이 기대하는 우리나라 학술연구 발전의 최일선에 계신 최고의 학자들에게 충분한 기량을 발휘하며 후학 양성에도 배전의 지도를 하실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선진 한국 건설에 선구자 역할을 하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 학술원이 우리나라 학술연구 발전의 중심지로 활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일반 국민들에게 친근한 단체는 아니죠. 국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계획이 있으신지.

 사실 학술원은 학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회원이 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할 만큼 학계에서는 많이 알려진 단체이지만 일반 사회와의 소통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 때문에 저희도 정부에서 많은 예우를 받는 만큼 사회적으로 기여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가적 난제가 생겼을 때 석학들의 지혜와 경륜을 동원해 국민의 정서에 맞는 해법을 찾도록 지침서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또한 학술 논문 발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연구 결과를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시간을 갖는다면 학술원이 국민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지금 하신 말씀이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인가요.

 가장 큰 역점 사업은 어떻게 국내 최고의 석학을 신입회원으로 모시느냐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결원된 회원의 전공에 한정해서 해당 학회의 추천을 받다 보니 전공의 시대성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우리가 기대하는 석학이 선임되지 않기도 합니다. 추천 받은 분이 활동 당시에는 물론 최고의 석학이었지만 현시점에서는 더 뛰어난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죠. 최고의 석학을 발굴하기 위해 탐색위원회(Search Committee)와 같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현재 학술원 행사 중 가장 큰 행사라면 `대한민국학술원상' 시상이 아닐까 합니다. 수상자 선정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1955년 제정된 대한민국학술원상은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학자들을 격려하고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최고의 학술기관에서 수여하는 학술상으로 그 권위와 위상이 제일 높은 상이라 자부하고 있습니다. 우선 후보자 신청을 거쳐 인문학계열 2, 사회과학계열 2, 자연과학계열 기초분야와 응용분야에서 각각 2명씩 총 8명의 후보자를 선정한 후 최종적으로 최대 6명에게 수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정과 관련해 아쉬운 점은 자가추천으로 신청하게 돼 있다 보니 정말 뛰어난 업적을 가진 분들이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생기고, 연구업적 및 논문을 통해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자연계와 달리 인문계는 뚜렷한 평가 지침이 없다 보니 몇 년 동안 수상자를 선임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탐색위원회도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 현재 학술원 회원 구성은.

 학술원 회원은 1954년 문화보호법이 제정될 당시 정원이 80명이었으나 당시 선출된 회원은 63명이었습니다. 현재 정원은 인문·사회과학 분야 75, 자연과학 분야 75명으로 총 150명이나, 작고하신 회원이 있어 134명입니다.”

 - 정부에서 많은 예우를 받고 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우선 매월 정부에서 일정액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1년 국회에서 회원의 임기를 4년에서 평생으로 승격시켜 평생회원이 됐습니다.”

 - 학술원의 모델로 생각하는 해외의 비슷한 기관이 있는지.

 외국에도 우리와 같은 기구는 다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에서 수당을 받고 정부 예산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학술원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뿐입니다. 일본 학사원의 경우 1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학술원이 설립 당시 참조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오랜 역사만큼 일본 학사원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면이 많아서 우리는 그런 보수성을 탈피하고 좀 더 발전적이며 진취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해외 학술원과의 교류 현황은.

 일본과는 매년 `·일 학술포럼'을 여는데 격년제로 한 번씩 주관하고 있습니다. 중국과는 학술원 시스템이 다르다 보니 일본과 같은 학술교류는 하지 못하고 매년 2명씩 회원을 파견하는 인적교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모교 재학 시절 기억에 남는 은사님이 계신지요.

 故 尹世元교수님이 생각나네요. 제가 대학원에 입학해 국내 최초의 입자가속기인 사이클로트론을 제작하려 했지만, 당시 연구비란 것이 없었습니다. 그때 尹世元교수님께서 우리의 연구계획을 듣고 학과 운영비와 실험 실습비 일부를 연구비로 내주셔서 다른 대학원에 있는 동기생 두 명과 함께 국산 재료로 만들어진 입자가속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에 대학원 학생들이 1960년대에 국내 최초의 대형 입자가속기를 완성했다는 것이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었는데, 교수님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믿으며, 교수님 영전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 현재 모교가 법인화 이후 첫 총장 선출을 진행 중입니다. 법인 서울대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모교가 법인화가 된 것은 잘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정부가 예산, 인재 등용 등을 모두 관리하는 틀 안에서는 발전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법인화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율성에 있다고 봅니다. 새 총장은 법인화의 장점인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활용해서 모교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 동창회 및 동문들에게 한 말씀.

 동문들의 결집력을 키우는 일이 서울대총동창회의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부 사립대 동문들의 결집력에 비하면 우리 동문들은 자기 중심주의로 남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총동창회 임원진은 장학빌딩 건립, 역사연구기록관 건립 계획, 120년사 편찬 사업 등 모교 발전을 위해 헌신적인 공헌을 하며 많은 동문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 왔습니다. 또 많은 동문들이 동창회보를 통해 서로의 소식을 듣고 대화의 물꼬를 트고 있지만 좀 더 모든 동문들의 결집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우리 동문 역시 각자의 우수성만 믿고 홀로 달리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남과 어울리고 서로 도울 수 있는 상부상조의 풍토를 조성하는 데 힘을 모으길 바랍니다.”

사진 = 邊廷洙기자·정리 = 林香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