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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호 2014년 6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교수 강의 동영상 사업의 의의와 과제



 20129월부터 총동창회 장학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돼 온 교수 강의 동영상 사업은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진행돼 오고 있다. 2012년에는 현대철학사조와 같은 인문사회의 기본 과목에서부터 형사소송법, 환경과 건강과 같이 응용분야의 과목을 포함해 13개 과목이 개발됐으며, 2013년에는 경제통계학, 건축사, 사람 뇌의 구조와 기능을 포함해 모두 9개 강좌가 개발됐다. 2년에 걸쳐 개발된 22개의 강좌는 SNUON을 통해서 교내외에 제공되고 있다. 특히 SNUON 모바일 앱을 이용한 강좌 제공 실적을 보면 누적 다운로드 수가 올해 5월초까지 모두 76천 건을 넘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 MIT, 하버드대 등이 참여하는 온라인 교육시스템인 에덱스(edX)에 로봇공학개론, 물리의 기본, 한반도의 국제정치의 3개 과목을 제공하기로 했는데, 이 중 영어로 강의하는 공대 朴鍾㝢교수의 로봇공학개론은 현재 수강인원이 13천명을 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순차적으로 평생교육원의 SNUi 사이트를 통해 동문을 포함한 일반인에게 공개될 것이다.

 총동창회 많은 분들의 귀중한 기여를 통해 마련된 지원사업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이 사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 사업의 작은 기대의 하나는 정규 과목의 강의 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전달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영상 강의 준비를 위해 참여하는 교수들이 많은 노력을 들여 만든 강의 자료들은 학생들에게 예습과 복습의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사실상 강의 전체가 공개되기 때문에 강의 선택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나아가 동영상 강의는 단순히 강의 전달 수단을 확충할 뿐만 아니라 소위 역전학습(flipped learning)이라는 강의 방식의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학생들은 준비된 동영상을 미리 학습하고 강의에 참여함으로써 실제 강의에서는 토론과 문제풀이 중심으로 능동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동영상 사업에 참여한 교수들 중 많은 분들은 일방적인 전달 방식의 강의를 학생참여형으로 바꾸고 있으며,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다음으로 좋은 강의들을 사회와 공유할 수 있다. 사회적 책무의 하나로서 모교가 추구하는 지식 나눔에서 총동창회 지원 사업은 모범적인 사례로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편 앞으로 이러한 사업을 단순히 사회봉사 차원을 넘어서 필요한 경우 이수증 발급과 학점부여를 통해 일종의 수익사업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

 명품강좌 등 동영상을 이미 개발해온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는 이번에 동창회의 지원으로 사업규모를 크게 하면서 몇 가지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즉 지식 나눔과 같은 대규모 확산을 위해서는 가급적 질이 좋고 시설과 인력을 많이 들여서 현장중계방식에 가까운 고품질 동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유리한 반면, 정규 강의의 혁신을 위해서는 고정식 카메라를 이용하되 일부 촬영을 더하는 중간 정도 질의 동영상도 가능하며, ·복습용으로 기본적인 지식만을 전달하려는 경우에는 강의자가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저비용 방식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다양한 목적과 다양한 방식을 가진 동영상 사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요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사업이 잘 진행되기를 기대하면서, 총동창회의 지원에 대해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