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N 李相起(서양사학81 - 87)발행인이 최근 쿠웨이트 정부로부터 황금보트상을 받았다. 황금보트상은 아랍문화 교류 등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들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李동문이 한국인으로는 첫 수상자다.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 알 사우드(Khaled bin Faysal Al Saud)왕자, 이집트 모피에드 시합(Mofeed Shihab)前장관, 인도 사이드 자항기르(Sayed Jahanghir)교수 등이 함께 수상했다.

　한국기자협회장을 지낸 李동문은 아시아전문 온라인매체 아시아N(www.theasian.asia)과 월간 `매거진N'을 창간해 다른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아랍사회를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국내 언론사 중 처음으로 아랍어판을 개설하고 아랍권 대표시인인 수아드 알 사바(Suad Al-Sabah) 쿠웨이트 공주의 시집을 `쿠웨이트 여자'로 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4월 30일 서울 혜화동 한 음식점에서 만난 李동문은 “쿠웨이트 정부에서 매년 아랍권 언론인 및 관련 학자와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알 아라비 매거진 포럼'을 여는데 그 행사에 참가해 이 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포럼의 주제가 `실크로드를 달린 아랍문화'였습니다. 1천5백여 년 전부터 아랍과 동아시아를 이어준 실크로드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포럼이었죠. 쿠웨이트를 비롯해 아랍 국가들은 수년 전부터 왕성하게 성장하는 동아시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관심도 적고 잘 모르죠. 배우고 협력할 것이 많습니다. `룩 아랍(Look Arab)'의 기치를 내걸고 아랍과의 교류를 확대해야 합니다.”

　李동문이 아랍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시아기자협회 창립 당시 쿠웨이트, UAE 등 아랍권 기자들을 만나면서부터다. 협회 활동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그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한국기자협회장 제직 중인 2004년 아시아기자협회를 창립했어요. 처음에는 동아시아와 동남아 국가 기자 중심으로 협회가 구성됐는데 창립 2∼3년 뒤 쿠웨이트, UAE 등 중동 국가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가입을 원해 범위가 넓어졌죠. 이들과 교류하면서 아랍사회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걸 깨달았고요. 신앙을 지키려는 경건한 태도에서 배운 것도 많고요. 그런 부분들을 아시아N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시아N'은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와 문화 현상 등을 유럽과 미국 중심의 시각을 벗어나 아시아의 관점으로 보도한다'는 목표로 2011년 11월 창간됐다. 아시아기자협회 50개 회원국의 현지 기자들이 필진으로 참여해 국문, 영문, 아랍어로 서비스 중이다. 아시아 첫 다국적 출신 기자 연합 언론사인 셈이다. 명칭은 `아시아'의 미래비전(Next), 균형 잡힌 뉴스(News), 소통 한마당(Network)의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라고 하는데 정말 아시아 시대가 오긴 온 것인가?', `아시아 소식을 제대로 알려주는 매체는 없나'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아시아기자협회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먼저 온라인 매체를 창간하고 지난해 6월부터는 월간 매거진N도 발행하고 있죠.”

　潘基文 UN사무총장은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 아시아N 창간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시아N이 자유로운 아이디어와 정보의 교류를 통해 이 지역 국가 및 사람들 간에 공통의 목표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격려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鄭範九 前국회의원은 매거진N에 대해 “아시아적 보편성에 대해 이토록 명확하게 설명해 준 잡지는 여태껏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李동문은 다음 달 매거진N 창간 1주년을 맞아 동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세계화를 외치지만 실제 다른 나라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듯해요. 한국도 머지않아 다문화사회가 될 겁니다. 의식적으로라도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알아야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해야 평화로운 공동체도 만들 수 있습니다. 매거진N이 그 길잡이가 돼 드릴 겁니다. 많이 봐 주십시오.”

　李동문은 한겨레신문 공채 1기로 입사해 2010년 선임기자로 마감했고, 2002∼2005년 한국기자협회장을 지냈다. 저서로 `요즘 한국기자들(깊은강)', `그대 떠난 자리에 별이 뜨고(깊은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