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호 2014년 5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희생자와 유가족의 슬픔, 우리 모두의 아픔
세월호 침몰이란 최악의 안전참사에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온 국민이 슬픔을 함께하면서도 극도의 우울감과 무기력감, 죄책감 등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이번 사고는 불가항력적인 천재가 아닌 人災였다. 그래서 찬 바닷속에서 하나 둘 건져 올려지는 어린 학생들의 주검이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 했느냐고. 하지만 국민은 사고 후 수습과정에서 우왕좌왕하면서 책임 떠넘기기 급급한 정부를 보면서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통령 사과와 함께 국무총리까지 사퇴를 표명했지만, 공직사회의 무능과 초기 위기대응 실패를 지켜본 시민들은 “이런 모습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정부인가”라며 격앙하고 있다. 선실에 갇혀있는 3백여 명의 대부분이 꽃다운 젊은 아이들이었는데도 단 1명도 구출하지 못하고 우리가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래서 침몰한 건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대한민국호란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이번 재난사고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의 각계 각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우리 서울대인으로서의 공동책임의식을 공감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 그리고 위기관리 리더십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묻고 있다. 이번 참사의 1차적 범인은 `탐욕'으로 밝혀지고 있다. 船社는 돈 때문에 안전을 버렸고, 관리감독기관은 돈 때문에 눈을 감았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아이들은 탐욕의 제물이 됐다. 어쩌면 자기밖에 모르며 살아온 우리는 모두가 이번 사건의 공범일지 모른다. 우리는 지금까지 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의 전당이자 최고의 지식공동체로서 `노블레스'(사회적 혜택)는 누려왔지만 그에 따른 `오블리주'(모범적 의무)의 이행에는 소홀한 것 아닌가를 심각하게 반문해 봐야 한다. 우리는 국가적인 재난에 국민과 아픔을 함께 하고 재난극복에 동참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희생자 추모와 유족 위로, 희생자 보상과 책임자 처벌, 관련 법규 정비라는 수습책으로 넘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무릎을 꿇고 이번 사고가 한국사회 그 자체가 빚어낸 비극이란 인식하에 위험사회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 각자의 `오블리주'가 무엇인지 답을 써야 한다. 세월호 사고는 리더십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 초기 재난극복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리더십은 위기에 더욱 빛난다. 복잡다단한 오늘날을 `위기의 일상화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의 리더십은 잔잔한 호수에서 구령을 외치며 조정경기를 하는 식의 `관리형 리더십'이 아니라 계곡에서 보트를 타고 급류를 헤쳐 나가는 `위기극복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마침 모교는 앞으로 4년간 서울대호를 이끌어갈 최초의 법인화 선장(총장)을 뽑는 중이다. 차제에 위기극복형 리더십의 총장을 기대해본다. 〈徐玉植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본보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