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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호 2004년 11월] 뉴스 모교소식

鄭雲燦총장 개교기념사〈요지〉

 지금 우리 서울대학교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위상과 심지어 존재의의에 대한 회의마저 일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울대학교에 대한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학의 쇄신과 발전을 위한 자극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과 연구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우선 서울대학교는 학사과정 신입생 정원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체 정원의 거의 20%에 달하는 6백25명을 감축하는 대수술을 단행했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교육과 연구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덩치를 줄일 수밖에 없기에, 이런 고육지책을 쓴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서울대학교의 내실을 다지는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학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한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해야 합니다. 그동안 서울대학교는 우리 사회 최고의 인재를 배출해왔습니다. 그것은 우수한 학생들의 강한 학문적 동기와 훌륭한 교수님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재정투자 없이 좋은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는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장학지원을 대폭 확대, 강화하고자 합니다. 우선 내년부터 1천6백명 정도의 대학원생들에게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하는 장학제도를 시행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 지원폭을 계속 늘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문후속세대 양성과 함께 서울대학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을 폭넓고 깊이 있는 소양과 창의력, 그리고 건전한 인성을 갖춘 지성인으로 키우는 일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처음 시행하는 수도권 대학 특성화사업에서, 서울대학교가 제출한 창의적 지식인 육성을 위한 기초교육 강화 계획이 1위에 선정돼 적지 않은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기초교육 강화에 더욱 힘을 쏟고자 합니다.  학문후속세대의 양성과 기초교육 강화도 궁극적으로는 교수님들의 왕성하고 탁월한 연구교육활동이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학교의 낙후된 연구시설과 변변치 않은 연구지원에 대해 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는 교수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마음껏 연구 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여건과 시설을 개선하고 확충하는 일에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립니다.  또한 교육과 연구에 장애가 되는 규제들을 과감하게 철폐하고, 창의적인 연구와 교육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유연한 지원체제를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제반 행정과 운영체계가 고등교육의 위상에 걸맞게 최대한 자율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특정한 정치적인 이유나 편향된 사회조류에 의해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일체의 제약과 규제에서 자유로울 때 비로소 서울대학교는 명실상부하게 교육과 연구의 자율적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