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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호 2014년 3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모교-동문 연결 끈 약하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의 정관에 따라 간선제로 실시되는 모교 첫 총장선거가 뜨겁다. `상아탑 속의 CEO'로 불리는 총장 선출은 오는 6월 말까지 2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총장추천위가 공모지원자들의 발전계획서 평가 등을 거쳐 5명으로 압축하고 다시 정책토론 등을 거쳐 3명의 총장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는 이 중 1인을 선출한다. 30명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는 이사회에서 5, 교직원을 대표하는 평의원회에서 25명을 각기 선출했다. 30명 중 대학 외부 인사는 10명이다. 이사회는 총장, 부총장 2명 등 당연직을 포함 학내 인사 7명과 교육부와 기획재정부의 제2차관 등 당연직을 포함, 외부 인사 8명 등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서울대 법인의 실질적인 운영과 의사 결정권을 갖는 이사회는 정부 측 인사 2명을 빼면 현재 법인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吳然天총장 등 학내 인사의 주도로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이사회와 서울대 동문들 간에 특별한 제도적 연계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사립 명문인 연세대의 경우, 12명의 이사 가운데 아예 동문회에서 2인을 선임하도록 정관에 명시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대는 2원적인 의사결정기구를 갖고 있다. 총장과 12명의 펠로우로 구성된 하버드 법인(Harvard Corporation)30여 명의 감독이사회(Board of Overseers)가 있다. 30명의 감독이사들은 하버드대의 학위를 갖고 있는 동문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다. 하버드대 총장은 법인에서 뽑지만, 감독이사회의 자문과 승인을 받아야 한다. 총장 선임에 앞서 중요한 것은 법인이사 6명과 감독이사 3명으로 구성되는 선발위원회(Search Committee)가 총장 후보를 물색한다. 2006년 선발위는 1년 동안 수백 명을 인터뷰해 하버드 개교 이래 첫 여성 총장이자 하버드대 출신인 파우스트 총장을 추천했다. 2004년 법인으로 된 도쿄대는 교수들이 총장을 직접 선출한다.

 세계 일류 대학을 지향하는 모교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문을 비롯한 외부의 후원금을 많이 모아야 한다. 여기에는 모교와 동문 간에 끈끈한 연대 의식이 필수적이다. 모교 총장 선임에 동창회가 가타부타할 것은 없으나, 심정적으로라도 연결 끈이 지금보다는 더 튼튼해야 한다.

李慶衡 내일신문 칼럼니스트·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