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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호 2014년 2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역사의 主役의식을 갖자


 애덤 존슨 미국 스탠퍼드대 영문학과 교수는 북한 주민의 삶을 다룬 소설 `고아원 원장의 아들'로 지난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방북 체험을 이렇게 전했다. “외국인이 주민과 이야기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가 북한이다. 북한 주민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표현, 행동, 參政, 자기결정의 자유가 없다.” 이것이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金日成왕조 首領 독재 체제의 실상이다.  대한민국은 어떤가. 國政에 대한 비판을 넘어 국민 다수가 뽑은 대통령을 저주하고 부정하는 세력이 활개를 친다. 언론미디어를 진실의 場이 아닌, 거짓 怪談을 동원한 선전선동의 場으로 악용하면서도 언론자유가 없다고 강변하는 세력도 있다. 어떤 세력은 주민의 기본권은 물론이고 생명까지 파리 목숨처럼 빼앗는 북한 세습왕조의 反人倫에 대해서는 눈감거나 비호까지 하면서, 대한민국 建國과 産業化, 民主化 과정의 일부 얼룩에 대해서는 `자유민주 滿開 시대'의 잣대로 과잉 斷罪하려 든다.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는 세계의 경탄 대상이다. 번듯한 나라를 만드는 道程은 험난했지만 우리는 해냈다. 그렇지만 갈 길도 멀다. 주민의 굶주림도 해결하지 못한 채 공포와 偶像化로 연명하는 북한 체제에 대한 대응부터가 만만치 않다. 자유민주 체제로의 평화적 통일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나라 만들기'는 완성된 것이 아니다.  주변 강국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칫 잘못하면 국익을 지켜내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 先代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도, 해방 후 통일국가를 이루지 못한 것도 自主 自決할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탓에 북한은 공산 체제에 편입됐고 金日成은 國土完整을 외치며 6·25 남침 전쟁을 일으켰다. 殉國先烈과 自由友邦들이 나눈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세습 전제 왕조의 지옥에서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을지 모른다.  서울대 知性이 현대 한국사에 대한 바른 記述과 교육, 그리고 헌법이 지시하는 自由民主 통일을 주도할 수는 없는가. 모교와 동창들에게 묻고 싶다. 서울대인이 대한민국 역사의 主役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누가 가질 수 있겠는가. 서울대 精神 속에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재충전하자. 역사는 꿈꾸는 것이고 이루어내는 것이리라. 〈裵仁俊 동아일보 주필·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