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호 2013년 12월] 기고 감상평
安 亨 振(건축공학09입)

“싸움 잘 하고 싶어서 복싱 시작했지?” 2011년 복싱을 시작하고 주변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었습니다. 2년이나 운동을 했는데 가장 듣는 말은 기껏해야 “와 싸움 진짜 잘 하겠다”로 바뀌었습니다. 복싱부에 오래 몸을 담아온 부원들은 모두 이런 질문에 시달립니다. 단순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 배우며 견디기엔 복싱이란 운동은 무척 거칩니다.
가장 힘든 부분은 체력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입니다. 타이슨조차 사실은 겁이 나고 지는 것이 무서웠다고 합니다. 링에 올라가기 전에는 항상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합니다. 글러브가 채워지고 링 위에 올라가 상대와 눈을 마주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합니다. 그렇게 경기를 마치면 같은 링 위에서 함께 한 상대와 누구보다도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렇게 치고 박았는데도 가까워지는 이유는 경기를 통해 이겨낸 것이 상대가 아니라 링을 두려워했던 저 자신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013년 8월 전국동아리대회에서 11개 체급 중 5개의 금메달을 모교가 차지했습니다. 작년에 인하대에 빼앗긴 종합우승기를 1년 만에 되찾아온 것입니다. 이번 우승은 특히 절반의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쾌거였습니다. 방학 내내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순간마다 이 악물고 버텨낸 성과를 본 것입니다. 수년을 운동한 친구들부터 이제 막 20살이 된 후배들까지 그곳에서 함께 하는 모두가 멋져 보였습니다. 단순히 성적이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모두 자신과 타협하거나 등을 돌리지 않고 당당히 정면으로 맞서 이겨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항상 `싸움'을 한다는 편견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저희는 정말 당당하게 `스포츠'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경기를 통해서 상대를 밟고 상대적인 우월감을 얻는 게 아니라, 저희 자신을 이겨내고 그를 통해서 한 단계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매 경기 너무 작은 저희를 알고 겸손해집니다. 이렇게 훌륭한 학교에서 운동을 하게 도와주시는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 많이 노력해서 저희 역시 선배님들처럼 사회의 근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