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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호 2013년 12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10년 뒤 서울대 모습은?



 모교는 2013년 세계대학평가기관인 QS에서 35위를 차지했다. 201050, 201142, 201237위에 비춰볼 때 매년 상승하고 있다. 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는 4위를 차지해 도쿄대(9)를 앞섰다. QS 세계대학랭킹은 학계 평판 40%, 졸업생 평판도 10%, 연구영향도(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지수) 20%, 교수 대 학생 비율 20%, 외국인 교수 및 학생 비율 10%를 합산해 평가한다. 축하 받기에 충분하고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2014년 갑오년 새해, 향후 10년 뒤 모교의 모습을 그려본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2024년 모교가 이렇게 변해 있으면 좋겠다. 법인화 12년을 맞는 그 해 세계의 어느 대학평가기관에서도 서울대는 부동의 10권 안에 진입해 있으면 좋겠다. 교수님들이 연구에 전념하고,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인류에 기여하는 대학, 특히 외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은 대학으로 자리잡으면 좋겠다.

 자율과 자유, 책임을 기치로 시작된 법인화 12년을 맞는 모교는 더 이상 정치권이나 목소리 큰 집단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교의 미래는 스스로 개척하고, 안고 있는 과제는 스스로 풀어나감으로써, 더는 대통령후보들이 이게 문제다, 저것도 문제다.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바꾸겠다며 선거공약으로 모교를 들먹이지 않게 되길 바란다.

 사랑하는 모교가 학과 간, 출신학교별 장벽에 더는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비서울대 출신과 피부색이 다양한 외국인 교수들이 함께 학문의 다양성을 더욱 깊게 하고 이질적인 요소를 하나로 엮어 1+12보다 훨씬 큰 무엇임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고 실천해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교수님의 안락함은 학생들의 부실이요, 교수님의 불편함은 학생들의 버거움'으로 이어진다는 교수 -학생 간 `길항작용'은 더 이상 모교에서 없길 아울러 바란다.

 한국사회에선 모교와 명문 사립대학 두 곳을 합쳐 SKY대학이라고 한다. 아마도 모교를 포함한 세 학교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2014년엔 모교가 국내의 이런 바람을 넘어 베세토(베이징대, 서울대, 도쿄대)로서 아시아에서 우뚝 서길 진심으로 바란다. 아시아의 시대, 21세기는 바로 `동방의 등촉' 대한민국과 중국, 일본이 손 맞잡고 이끌어 가는 것이 역사적 필연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교는 이와 함께 동남아, 서남아, 중앙아를 넘어 중동의 `서울대'들과 협력해 아시아를 최선두에서 견인해 나가길 바란다. 시인들은 곧잘 모교의 교목 느티나무를 아버지에 비유하곤 한다. 외롭고 힘들어 그렇다고 말 못하는 아버지, 자식 잘되기만 바라며 헛기침하며 뒤돌아 눈물 삼키는 아버지. 하지만 그의 속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또 다른 아버지가 돼 세상을 이끌고 있다. 2014년 서울대, 설렘으로 준비하고 기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아시아N : www.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