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호 2013년 12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또 한 해를 보내며
또 한 번의 알찬 한 해였다. 언제나 뜨거운 가슴으로 맞이하는 해이지만 그 끝자락에서 기대를 다 채우지 못해 못내 섭섭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 사는 세상 이치 속에서도, 나라 안팎으로 다사다난한 환경 속에서도 넉넉한 성취와 보람으로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서울대와 서울대총동창회 활성화에 큰 진전을 이뤘기 때문이다.
서울대와 서울대총동창회는 올해가 중흥기의 원년으로 평가되기에 충분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동창회관(장학빌딩)으로 자산 1천억원 시대를 열어 재정적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라서 후배들의 장학사업과 모교 교수들의 연구 지원에 활력을 더하게 됐다.
동창회관은 “서울대인은 모래알 같다”는 세간의 비아냥을 한순간에 털어내는 동력이었다. 서울대인은 이제 `위기' 앞에서 단합하고 `大事'를 위해 하나가 되는 결집력을 발휘하는 `찰기'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구촌 곳곳에 진출한 서울대인을 끈끈하게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도 더욱 단단히 다졌다. 재정적으로 정신적으로 총동창회의 위상과 자존감이 한껏 드높아졌다. 새로운 역사를 연 해로 기억될 것이다.
모교의 역사도 새롭게 쓰여지기 시작했다. 서울대는 법인으로 새 출발했다. 잃어버린 역사도 다시 찾았다. 개학 120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대학으로 재탄생했다. 국내 대학 최초로 명강의 동영상이 무료로 공개되는 획기적인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林光洙회장을 비롯한 회장단과 회원 모두의 열정과 의지가 결집된 결과다.
그러나 어찌 아쉬움이 없을 수 있겠는가. 아직도 서울대는 노벨상 무관이다. 되찾은 역사, 흩어진 校史를 종합정리하고 역사기념관도 세워 후세에 넘겨줘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同窓愛의 심화를 위해 소통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 동창회보가 그 기능의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쉼 없이 다지며 쌓아온 터 위에 서울대와 동창회의 新르네상스가 꽃피기를 기대한다. 새해를 그렇게 맞고 싶다.
〈金鎭銅 내일신문 논설고문·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