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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호 2013년 10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세계 35위, 그러나 노벨상은 …



 모교가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의 세계대학평가에서 35위를 기록했다. QS가 세계대학평가 순위를 첫 발표한 지난 2004년 1백18위에서 시작해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교수들의 연구실적과 학계의 평판, 졸업생들의 사회진출 등 다각적인 조사를 통해 순위가 결정되었다는 점에서 서울대의 위상이 비교적 정확하게 평가받은 셈이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국립대(24위), 홍콩대(26위), 도쿄대(32위), 홍콩과기대(34위)에 이어 교토대와 함께 공동 5위를 기록했다.

 모교의 위상은 올해 개교기념식에서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상을 수상한 潘基文 UN 사무총장의 활약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세계 평화와 인류 복지를 위해 세계 곳곳을 분주하게 뛰어다니면서 서울대의 위상을 빛내는 주인공이다.

 따지고 보면 각계에서 활동중인 33만명의 동문들이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국가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며 모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야말로 개학 118주년(통합개교 67주년)을 맞도록 전통과 위상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고 있는 바탕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없지 않다. 아직 노벨상 분야에서 동문 수상자가 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도 노벨상 수상자가 차례로 발표되었건만 서울대 출신들의 이름은 끝내 비껴가고 말았다.

 세계적인 대학일수록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번 QS 대학평가에서 전체 1∼3위를 차지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비롯해 해마다 10위권에 넘나드는 대학들이 단골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도쿄대를 비롯해 교토대, 나고야대, 고베대, 홋카이도대, 도호쿠대 등에서 수상자가 나왔다.

 그렇다고 노벨상에 조바심을 떨거나 실의에 빠질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자존심의 상처를 견딜 수는 없는 일이다. 서울대가 세계의 대학임을 자부하는 입장에서 적어도 몇 년 안에 노벨상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할 것이다.

〈許英燮 한국언론인연합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