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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호 2004년 10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이영미술관 金利煥관장

朴生光 탄생 1백주년 특별전 개최
 "살바도르 달리의 탄생 1백주년을 맞아 스페인이 올해를 `달리의 해'로 선포한 것처럼 우리도 朴生光 같은 거장의 탄생 1백주년을 제대로 기념해야 진정한 문화국가라고 할 수 있죠"  지난 9월 17일부터 이 달 말까지 `朴生光 탄생 1백주년 기념 특별전'을 열고 있는 이영미술관 金利煥(70년 行大院卒)관장의 일성이다.  천재적인 화가와 그를 발견한 사람의 인간관계는 미술의 역사 속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安平大君의 후원 없이는 安 堅의 `몽유도
원도'가 존재할 수 없었고, 豹菴 姜世晃의 사랑 없이는 檀園 金弘道가 탄생할 수 없었다. 乃古 朴生光과 金동문은 이에 못지 않은 깊은 애정과 존경으로 에워 쌓인 끈끈한 관계다.  "77년 국무총리실 조정관으로 있을 때였어요. 이전부터 한 점, 두 점 그림을 모아왔는데 乃古의 `흑모란'이 좋다는 얘기와 그분이 진주농고 선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동향인이라 무턱대고 수유리 댁으로 찾아갔지요. 그때부터 힘닿는 대로 전시회도 주선해 드리고 지인들에게 그림도 소개하고 그렇게 돌아가실 때까지 지냈습니다"  古稀가 넘도록 화단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乃古는 金동문의 도움으로 78세에 백상기념관에서, 81세에 문예진흥원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그의 대표작 `명성황후', `전봉준' 등이 이때 나왔다. 기존 한국화에서는 볼 수 없던 `진짜 한국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왜색이라고 배척했지만 乃古는 전통이라는 화두를 채색했던 인물입니다. 주소재도 무당, 불화, 역사적 사건 같은 우리 것들이고 그가 사용했던 오방색은 우리 오행에 부합하는 색채이지요."  팬으로 시작된 乃古와의 인연 덕분에 金동문은 사업가에서 양돈축사를 개조한 대규모 사립미술관 관장으로 변신하기에 이른다. 이를 위해 환갑의 나이에 일본 와세다 대학원에서 수학하며 미술관 경영과 乃古의 일본 시절을 연구하기도 했다.  金동문의 乃古 사랑에 감동받아서 자신의 작품을 기증한 작가들이 많다. 조각가 韓鏞進(60년 美大卒)·金宗學(62년 美大卒)동문, 추상화가 鄭相和(57년 美大卒)동문, 서양화가 金 正(74년 美大卒)동문의 작품이 이영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그가 최근 발간한 회고록 `수유리 가는길'을 통해 乃古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작고할 때까지의 인연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南〉 (이영미술관 : 031-213-8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