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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호 2013년 9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가짜 진보', `가짜 평화'



 “북은 모든 행위가 애국적이야.”

 “미국 놈을 몰아내고 새로운 단계의 자주적 사회, 착취와 허위 없는 그야말로 조선민족 시대의 꿈을 만들어보자.”

 통합진보당 李석기 의원이 지난 5월 핵심 조직원 비밀회합에 참석해 나눈 대화 내용이다. 국가정보원이 입수한 녹취록에 담긴 李의원의 발언들은 철저한 북한 맹종주의로 비쳐지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경량화를 극찬하는 장면에선 “세상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라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사건 초기에 李의원과 통진당은 “100% 날조”, “모략”이라고 잡아뗐다. 같은 당 金在姸의원은 아예 5월 모임 자체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녹취록 내용이 공개되자 5월 모임 자체를 인정하면서 말을 바꿨다. 대화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며 “나는 전쟁에 반대한다. 뼛속까지 평화주의자”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들의 발언은 대한민국을 위한 평화가 아니라 金正恩체제를 위한 평화로 보는 게 타당한 것 같다. 평화의 숭고한 의미를 我田引水격으로 비트는 궤변인 셈이다.

 李석기 그룹이 자기들끼리 골방에 모여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면 별 관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공개적으로 국민을 상대로 정치 활동을 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정당 보조금까지 받는 정당이, 歲費를 받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이런 의혹을 받는 행위에 연루됐다면 쉽게 넘어갈 수 없다. 국민은 녹취록 내용에 등장하는 자유 파괴 행위까지 용인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李석기 그룹이 국회에 들어와 챙기려 했던 국가 기밀 관련 정보 내용이 무엇인지 철저히 파악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당국의 수사 과정을 두고 봐야겠지만 李석기 그룹의 정치권 진입 과정은 처음부터 너무 허술했다.

 이들은 평소 자신들을 `민주세력'으로 포장한다. 정의와 평화, 진보 진영이라고 자임한다. 하지만 녹취록 내용을 보면 언어유희에 가까워 보인다. 이들의 진보가 `가짜 진보', 평화가 `가짜 평화'임이 드러난다면 그 실체를 명확히 가려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참 진보', `참 평화' 세력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