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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호 2013년 9월] 뉴스 모교소식

한국박물관사의 원로 증인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위원장, 한국미술사학회장, 한국고고미술연구소장 등을 지낸 笑軒 鄭良謨(사학54 - 58 한국미술발전연구소장)동문(원사진)이 팔순을 맞아 최근 `笑軒 鄭良謨 先生 八旬記念 論叢'을 헌정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金英那)과 (사)한국고고미술연구소가 東垣학술논문집 제14집 특집으로 발간한 이번 논총은 도자, 미술, 고고 등 3개 영역에 걸쳐 28명의 필진이 참여한 총 6백여 쪽의 방대한 논문집이다.

 한국박물관사의 산증인인 鄭良謨동문은 이번 논문집에서 `新發見 靑磁三色(白·黑·暗灰色)象嵌과 靑磁象嵌 再考察'에 관한 논문을 직접 발표,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새로운 상감기법에 대해 심층적으로 연구 분석함으로써 노익장을 자랑했으며,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로부터 `翡色이 천하제일'이라 칭송받아 온 고려청자는 그 상감기법에 있어서 흑과 백 두 가지 색만으로 문양을 만들었다는 학설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번 鄭동문의 연구 발표로 보다 다양한 표현기법이 실존했음을 확인하게 됐다.

 즉 그동안 암회색을 띠는 상감은 흑백상감이 窯變(도자기를 구울 때 불꽃의 성질이나 잿물의 상태 때문에 가마 속에서 변화가 생겨, 구워낸 도자기가 예기치 않은 색깔과 상태를 나타내거나 모양이 변형되는 일)된 것으로 치부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제작 단계에서 흑토와 백토를 적정 비율로 배합해 검은 잿빛을 띠도록 의도했음을 이번 논문에서 밝힌 것이다.

 鄭동문의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도자사 연구에 새로운 국면을 전개함과 동시에 한국미의 또 하나의 진가를 발굴한 것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초대 국학대학 학장을 지낸 한학자 爲堂 鄭寅普선생의 4남인 鄭동문은 현재 숙명여대 공예과 겸직교수, 경기대 전통예술감정대학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