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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호 2013년 8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언제나 노벨상 받을까



 우리 한민족은 특출한 유전자를 소유한 것 같다. 어느 스포츠나 국력을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일진대 우리나라는 못살았던 일제 시절에도 孫基禎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종목에서 역사적 1위를 차지해 국민들을 흥분시키지 않았던가. 물론 일제 시절이라 일장기를 달고 달려 한편으로는 국민 가슴을 쓰라리게 했지만.

 그러나 1976년 8월 1일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듣고, 게양대에 오른 태극기를 보면서 얼마나 감격했던가. 상당수 국민은 엉엉 울기까지 했다. 그 당시만 해도 국민소득이 1천달러에도 못 미치는 개발도상국이 아니었던가.

 우리 세대가 대학교에 다니던 1970년대만 해도 올림픽 금메달은 레슬링과 권투 등 격투기 종목에서나 얻어지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수영과 스키, 그리고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축구와 농구, 야구 등 구기종목의 경우 우승은 우리와는 거리가 먼 종목으로 제쳐 놓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우리 한민족은 대단한 유전자를 소유한 민족인지라 국력이 향상되면서 수영과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서도 괄목한 발전을 해 朴泰桓선수와 金姸兒선수가 최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야구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어디 그뿐인가. 金大中 前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해 국격을 높였다.

 한민족의 우수한 유전적 소질을 감안할 때 아쉬운 것은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에 도달했음에도 노벨 과학상과 의학상을 수상한 한국인은 아직 1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서울대는 개교 이래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대학이다. 학생은 물론 교수들도 한국에서 `넘버원'임을 자랑한다. 그러나 아직 노벨 과학상이나 의학상을 수상한 서울대 교수는 없다. 법인화를 하면서 어느 정도 자율성도 얻었다. 세계적 교수를 많이 영입하고 밤 12시를 넘은 시간에도 불 켜진 연구실이 많아지면서 서울대 교수들이 노벨상을 수상할 날을 기다린다.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날보다는 서울대 교수가 노벨상을 수상하는 날이 빨라야 하지 않을까.

〈鄭世溶 내일신문 주필·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