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24호 2013년 7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모교 吳 秉 熙병원장







 - 새롭게 모교 병원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두 번째 도전으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꼭 해야겠다는 어떤 뜻이 있으셨는지요.

 “지난 2010년의 도전은 실질적으로 어떤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병원장에 출사표를 던졌다기보다는 기획조정실장, 강남센터 원장 등 병원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자연스런 흐름의 연장이 컸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모교 병원이 다시 한 번 국가중앙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에 나오게 됐습니다. 최근 의료 환경이 시설 등 많은 부분에서 발전했지만 여전히 갈등 요소도 남아 있어 국가 전체 의료시스템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럴 때 모교 병원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또 동료 교수들의 의견도 수렴해 도전하게 됐습니다.”

 - 구체적인 역할을 설명해 주신다면.

 “병원의 공적인 역할을 좀 더 강화하고 국가의료시스템에 있어서 치료 및 병원의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 및 관리를 잘함으로써 합병증을 막게 된다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봐요. 특히 고령화 사회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부분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 지난달 10일 열린 취임식에서 `창조, 공감, 혁신 등 세 가지 키워드 공유'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모교 병원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본연의 업무, 특히 교육과 연구에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병은 하나의 원인으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 여러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게 되죠. 따라서 의학 연구뿐만 아니라 자연·생명과학, 정보통신기술(ICT) 등 모든 분야가 어우러진 융·복합 연구를 해야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개념에서 창조라는 말을 사용한 거죠. 공감은 `서울대 병원은 굉장히 불친절하다'는 국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환자에 대해 병원 구성원 모두 공감하자는 취지입니다. 끝으로 혁신의 경우 모교 병원이 법인화된 지 35년이 됐는데, 아직도 관료 시스템이 더러 남아 과거 사용된 명칭과 부서가 그대로 있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새롭게 혁신 조직으로 바꿔야만 병원이 다시 한 번 재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창조', `공감', `혁신'이란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 앞서 `융·복합 연구'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지요.

 “의학, ICT, 자연·생명과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같이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간 확보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위한 `융·복합연구병원'이 설립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관악캠퍼스 안에 설립한다면 관악 식구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병원 역할도 하면서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번 병원장 공모 제안서에서도 밝혔고 일전에 모교 吳然天총장님에게도 말씀드린 바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나면 좀 더 적극적으로 융·복합연구병원에 대해 건의를 하고 어필할 생각입니다. 丁憙源 前병원장 시절 연구강화를 위해 융·복합연구원을 계획하고 예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부분이 있어 이를 참조하려고 합니다.”

 - 최근 언론매체를 보면 많은 병원들이 연구성과 등 병원의 경쟁력을 어필하는 것에 반해 모교 병원은 조금 소극적인 모습 같아요. 모교 병원만이 지닌 강점을 가감없이 일반인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좋은 지적입니다. 저희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관성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매주 사회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의학 관심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모교 병원의 이름을 걸고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정확한 사실과 함께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안을 알려주는 일을 꾸준히 하다보면 새로운 사안이 생겼을 때 `서울대 병원에서 발표한 내용이 가장 정확하고 신뢰가 간다'라는 인식이 생겨나지 않을까 싶어요.”

 - 모교 병원은 의료 본연의 역할뿐만 아니라 의료봉사 등 공공의료 실현에도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행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교 병원에는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이라는 조직이 별도로 있습니다. 부원장이 사업단장을 겸임하게 돼 있어요. 국가중앙의료기관으로서 대학병원 본연의 역할인 교육, 연구, 진료뿐만 아니라 국내의 의료소외계층에 대한 다양한 의료봉사를 비롯해 큰 재난을 당한 곳이나 기본적인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해외 현지에 대한 정기적인 진료 및 수술 등의 지원활동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의 경우 단발적인 의료지원도 의미가 크지만 현지 의료진에 대한 초청 교육 등을 통해 진료와 수술 등에서 스스로 의료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희가 한 해 2백원억 정도의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어린이병원을 따로 운영하는 것이 공공의료라는 부분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 현재 몇 개의 병원이 운영되고 있나요.

 “초창기 모교 병원만 운영되다가 어린이병원이 생겼지요. 그 다음 보라매병원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고 분당병원, 강남센터, 암병원을 차례로 개원했습니다. 강남센터의 경우 앞으로 미래의료가 가질 예방과 관리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검증센터와 여러 가지 예방·관리중심 의료시스템을 중점으로 만들었습니다.”

 - 모교 병원은 아무래도 연구쪽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아직 구체적인 숫자로 말씀드리기는 무리가 있습니다만, 연구 교육이 무척 중요한 부분으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병원이 의과대학과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연구공간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앞서 융·복합연구병원 설립을 말씀드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고요. 연구공간 확보를 위해 기존 계획돼 있던 사업의 우선순위를 앞당겨서라도 진행해 볼 생각입니다. 또한 교육 부분에 있어서도 전국 의대 교수의 23∼24%, 아산병원 및 삼성병원 의사 70∼80%가 모교 의대 출신이라고 합니다. 결국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저희의 큰 역할 중 하나라고 봅니다.”

 - 최고의 명의께 건강법을 묻지 않을 수 없겠지요. 건강 노하우를 소개해 주신다면.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겠죠. 저 또한 오랜 시간 매일 아침 한 시간 가량 헬스클럽에서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걷기 등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 나트륨줄이기운동본부 공동위원장을 맡으면서 가급적 싱겁게 먹으라고 주변에 조언하고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진 = 邊廷洙기자·정리 = 林香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