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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호 2013년 7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인은 귀족(?)이 돼야


 故 盧武鉉대통령 초창기 시절 서울대 폐지론이 나왔다. 한국 교육의 병리현상은 서울대 존재 때문이라는 논리 때문이었다. 모두 서울대를 가려고 하니 과외 열풍 등 교육 왜곡현상이 나온다는 이유였다. 이런 이유들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했다. 서울대가 미움을 받은 것은 민중주의 혹은 대중주의와 대치되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하면 서울대는 그 존재 자체가 엘리트주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신봉한다. 그것을 위해 근 반세기를 투쟁해 제도로서, 절차로서 민주주의는 이제 자리를 잡았다. 문제는 민주주의 내용이다. 해변에서 민주주의라는 조개를 잡긴 잡았는데 조갯살은 없고 껍데기뿐인 조개껍질을 주운 것이다. 고대 그리스를 들먹일 것도 없이 민주주의는 그 속성상 부패할 수밖에 없다. 부패의 원인은 다수결이라는 제도에서 오는 것이다. 민주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원숙한 경험과 지혜가 모여야 하는데 대중은 그런 지혜를 가질 수 없다는 데 있다.

 대중은 자신의 이익에만 민감하고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판단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런 대중이 내린 결정은 전체 공동체를 위해서는 득이 안 된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끝은 우민정이나 폭민정으로 가기 쉽다. 지금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국가 부도사태에 직면한 것도 바로 수입을 무시한 복지 지출 때문이다. 다수는 눈앞의 이익과 편한 것, 쉬운 것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 대중의 표를 모아 정권을 잡는 민주주의는 그래서 타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중심을 잡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그런 역할을 귀족들이 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이상적인 정체를 귀족정과 민주정의 혼합정이라고 말했다. 아니 그렇다면 이 시절에 귀족정을 하자는 말인가? 나는 여기에 서울대인의 사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대라는 집단은 이 나라의 엘리트 집단이다. 엘리트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의 이익에 매달리는 사람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늘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집단이 없는 민주주의는 타락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서울대인은 귀족(?)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그 귀족은 혈통을 자랑하거나 특권을 누리고자 하는 귀족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늘 생각하며 그를 위해 먼저 희생하려는 사람들이다. 서울대의 기본교육은 공동체를 위해 그런 희생을 가르치는 것이다. 〈文昌克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 이사장·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