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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호 2013년 6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여성가족부 趙 允 旋장관






 - 첫 여성 대통령 시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되시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법조인, 정치인의 삶을 살다 첫 행정업무로 큰 직책을 맡아 기대감뿐만 아니라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대한민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의 첫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는 중임을 맡게 돼 참으로 영광스럽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여성 대통령 시대에 남성과 여성이 보다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고, 국민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됐다는 것을 실제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취임사에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지요.

 “우리나라의 일과 가정의 양립제도는 선진국 수준으로 잘 마련돼 있지만 민간 기업에 근무하는 대다수 여성, 특히 비정규직 여성은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제도'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직장여성이 육아부담으로 중도에 직장을 그만둬 여성 고용률은 50% 수준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일·가정 양립제도를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가족친화인증'을 수여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은 정시 퇴근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사랑의 날'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정부에서 `미래 여성 인재 10만 양성'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여성가족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여성 인력의 활용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우리 부에서는 공공분야 여성 관리자 확대를 위해 관련 부처와 유기적으로 협조해 공직·교직·공공기관별로 목표제, 평가 등의 실효성 있는 제도를 도입하고 민간으로의 확산을 유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최근 관계 부처 국장급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양성평등TFT'를 구성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범정부적으로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6월 중 여성 인재 아카데미를 설치해 교육기회가 적은 중소기업, 공공부문, 전문직 중간관리자층 여성을 우선 대상으로 관리자 역량강화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 `9.3%에 불과한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을 2017년까지 15%로 늘리겠다'고 하신 말씀도 같은 맥락인가요.

 “그렇지요. 중앙부처 여성 공무원 비율이 40%를 넘어서고 각종 고시의 여성 합격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공직 사회의 여성 참여는 어느 분야보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4급 이상 여성 관리직 비율은 아직도 9% 수준이며 고위공무원 비율은 4%에 불과합니다. 사회 전반의 여성 대표성 제고를 위해 공직사회의 선도적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4급 이상 여성 관리자 확대계획'을 수립하고, 목표치가 차질 없이 달성될 수 있도록 정부업무평가를 통한 이행 점검을 강화해 매년 추진 상황을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다문화가족을 쉽게 만나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차별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 대책마련이 있으신지요.

 “최근 우리 사회는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흐름으로 볼 때 필연적인 움직임이며 또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요. 다양성과 개방성이 중요시되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차이', `다름'은 `차별'의 대상이 아닌 `경쟁력'을 높이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다문화'라는 용어가 그 자체로서 남을 배려하고 함께 하는 따뜻한 성장을 지향하며, 차이에서부터 아름다움을 발굴하고자 하는 노력과 능력을 내포하는 긍정적인 가치를 지닌 용어가 되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것입니다.”

 - 최근 OECD 포럼을 방문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5월 마지막 주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OECD 포럼에 참석해 연설도 하고, 각국 참가자들과도 만나 우리나라의 여성·가족·청소년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그런데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OECD 포럼 관련한 내용들을 읽어보다 너무나 놀라고 기뻐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던 일이 있습니다. 최근에 일·가정 양립제도의 일환으로 여성가족부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가족친화인증기업 정보를 공시하도록 추진했는데, OECD에서도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공시하도록 하는 등 공시제도를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방문에서 우리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국정과제인 여성의 대표성 제고와 일·가정 양립이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여성의 고용률 제고가 핵심적인 관건이라는 점을 전 세계가 인정하고, 이런 점에서 `젠더’ 이슈가 사회적 차원뿐만 아니라 경제적 차원에서도 중심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 정부가 이런 세계적인 트렌드에 발맞추고 또 어떤 부문에서는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가슴 뿌듯한 일입니다.”

 - 동창회와 동문들에게도 한 말씀 해주신다면.

 “많은 훌륭한 동문들이 사회 곳곳에서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고 계시다 보니 저 역시 사회생활을 해 오면서 큰 격려와 도움을 받고 있는데, 이 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후배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우정이 쌓여야 동창회도 굳건히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서로에게 멘토와 길잡이가 되고,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밤하늘의 별이 됐으면 합니다. 저 또한 제가 선배님들로부터 받은 도움과 격려를 후배들에게 대신 갚을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趙장관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날 꾸는 꿈이 있는데, 학력고사 전날인데 수학이면 수학, 세계사면 세계사 한 과목을 아예 공부하지 않은 꿈이나 사법시험 채점이 무효라는 통보를 받는 등의 꿈을 꾼다”며 “대통령 말씀을 듣고 그날 밤에 또 그런 꿈을 꿨다. 이번에는 학력고사 전 과목이 공부가 안 돼 있는 꿈을 꿨다”고 했다. 그는 “관성대로 하지 말고 창의적으로 해달라는 대통령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귓전에 맴돈다”고 했다. 〈사진 = 朴짳載기자·정리 = 林香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