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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호 2013년 6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아프리카에서 만난 우리 젊은이들




 얼마 전 아프리카에서 개발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우리 NGO의 현지 시찰을 동행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直航 비행기로도 14시간이나 걸리는 멀고 먼 저개발 국가, 그것도 수도나 대도시가 아니라 시골 소도시에 머물며 말도 잘 안 통하는 현지인들을 위해 우물과 학교, 농장을 만들어주는 쉽지 않은 일을 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씩씩한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그 중에서도 서른 살 전후인 책임자들을 보조하고 있는 갓 스무 살이 된 남·녀 활동가가 강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한 명은 지방의 유명한 생활공동체가 운영하는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작년 4월에 아프리카로 왔다.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맑고 차분한 눈망울을 가진 그는 모든 것이 불편한 낯선 곳에서 자기가 맡은 일을 묵묵히, 그러나 능숙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은 아프리카 지역학을 전공하는 여대생인데 1학년을 마친 뒤 지난 4월에 합류했다. 고등학교 때 봉사활동을 와서 본 아프리카가 좋아서 아프리카학과를 선택했고, 그들을 좀 더 알기 위해서 NGO 활동을 하게 됐다는 그녀는 그 또래의 보통 젊은 여성들과는 많이 달랐다.

 赤道 바로 아래의 거친 땅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모교를 다니는 후배들을 생각했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서울대생들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공부'에 매달려 살아왔다. 대학 입시가 지상과제였던 중·고등학교 시절은 물론이고 그렇게 바라던 `最高 대학'에 들어온 뒤에도 학점 경쟁과 스펙 쌓기에 몰두하느라 세계는커녕 나라 안의 이웃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기 힘든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취업전쟁은 우리의 젊은 엘리트들을 점점 더 개인주의자로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과감히 바꾸는 데 모교가 앞장설 수는 없을까? 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학생들 개개인에게 그런 성찰과 결단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모교가 신입생은 누구나 상당 기간 해외봉사를 다녀오도록 의무화한다면 분위기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세계사를 선도했던 나라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인류애와 사명감에 불탔었다. 5천 년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한민족의 미래를 짊어질 모교의 후배들에게도 젊은 시절 해외의 奧地에서 값진 체험을 할 기회를 보다 많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