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호 2004년 10월] 뉴스 본회소식
서울대를 세계 속의 초일류대학으로 키우려면 …
긴급좌담 ⑤ 러시아의 대학교육
사 회 : 지금 우리 나라에는 反엘리트 정서가 사회전반을 지배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서울대가 그동안 모든 기득권을 독점해왔다는 시각이 사회전체에 팽배해 있다는 것을 여러분 모두가 알 것입니다. 때문에 사회전반에서는 무언가 서울대를 손질하지 않으면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그런 식의 편견 또한 상당히 강하게 유포돼 있죠. 그동안 동창회보가 이런 맥락에서 여러 차례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특히 사회주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시대와 변혁기를 거치면서 교육정책의 변화, 특히 고급인재 양성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여러분이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러시아 인재교육의 기본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말씀해주시죠. 卞鉉台 : 제가 러시아에서 유학할 당시 인상 깊었던 점은 모스크바대, 페테르부르그대 등의 우수한 대학이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으로서 양질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지만, 좀더 전문성을 띤 연구소나 아카데미 같은 연구기관들이 석·박사 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이들이 생산해 내는 연구성과 또한 상당한 수준에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전문성이 문제인데, 전문성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있는가에 대해서 각기 분화되어 있는 기관들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할 수 있죠. 사 회 : 그렇다면 러시아 대학들이나 교육기관들이 학생 선발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李志樹 : 이를 논하기 이전에 먼저 러시아 교육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변화기에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싶습니다. 구소련 이후 러시아는 과거의 전통 이념에서 일부는 단절시키고 일부는 포기하지 않고 계승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기에 러시아 입시제도를 살펴보는데 있어서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연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예로 현재 러시아는 과거에 없었던 기부금 입학제와 같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새로운 제도의 변화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辛範植 : 러시아 아이들은 3세까지 탁아소나 보육원에서 길러지며 4~6세까지 `유치원 교육'을 시킵니다. 이후 7세부터 우리 나라 초등학교에 속하는 초등교육, 5학년부터 9학년까지 기초교육을 받게 됩니다. 9학년 정도되면 자신의 성적과 희망에 따라 전문대학 연구기관 혹은 중등직업전문학교, 영재 기숙학교 등으로 진로를 결정합니다. 이후 11학년까지 2년동안 입시 준비를 해서 각 분야별로 대학 시험을 치르게 되며 입시는 다양한 형태의 필기시험과 구술시험, 면접으로 진행됩니다.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또한 명문대학에 입학하려는 경쟁이 상당히 치열한데 모스크바대와 같은 명문대는 쉬콜라, 즉 중등교육기관에서 전체 수석으로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시험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여러 단계의 검증 과정이 있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 자체를 통제하고 있죠. 黃晟準 : 李志樹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기부금 입학제에 대해 보충설명을 하자면 러시아에서 돈을 내고 들어가는 입학제도는 우리가 말하는 기부금 입학제와는 좀 다른 의미입니다. 큰 금액을 내는 것이 아니라 대학 등록금을 내는 정도이고 돈을 내도 입학시험을 따로 봐야만 합니다. 이런 제도를 이해하기 위해선 과거의 공립학교들이 거의 무상으로 교육시켰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무상으로 교육시키던 공립학교들이 돈을 받는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지만 최근 경제 사정에 따라 시험을 보고 등록금을 내야만 입학할 수 있는 코스를 새로 만든 듯합니다. 러시아 대학의 입학 권한은 학과와 교수에게 맡겨져 있으며 시험 기간도 우리 나라처럼 단 하루 동안 모든 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약 2주에 걸쳐 단순 필답 고사가 아닌 심층 테스트를 거치게 됩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도 교육열이 대단한데 러시아에서도 소위 엘리트 집단에 갈수록 교육열은 상당히 치열합니다. 가령 외국어 테스트를 할 경우 단순 필답고사에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원어민처럼 읽고, 쓰고, 말할 줄 알아야 합니다. ![]() "인문학 소양 교육 철저하게 시켜야" 黃晟準 : 과거 소련 체제 하에서는 인재 양성을 계획에 따른 수요·공급이 정확하게 맞춰져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문과 같은 경우 고급·중급·저급 수요 등으로 나눠서 인재를 뽑는데 고급 인재들은 대학의 교수요원, 중급은 학교 등으로 배정돼 수요가 있는 만큼 학생들을 선발했죠. 그러나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李志樹 : 계획에 따른 수요·공급의 원칙은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하게 요구되는 응용학문에서만 그 원칙이 지켜진 것이 아니라, 소수이지만 순수학문 분야에서도 적용이 됐기에 오늘날 러시아 순수학문의 명맥이 이어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黃晟準 : 우리 나라는 순수 학문 분야에서 대책도 없이 무조건 졸업생들을 배출하고 있는 실정인데 러시아의 경우, 가령 동양학 연구소를 설립한다면 몇 명의 통역하는 인원, 연구 인력 등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산출해 대학에서 입학생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취업걱정 없이 학업에만 매진할 수 있는 것입니다. 辛範植 : 구소련 시절에는 인구의 15%를 엘리트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가 엘리트의 수요와 공급을 어느 정도 조절을 해왔습니다. 국가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이공계에 폭 넓은 인재 배정이 필요했지만 사회적인 필요에 의해서 기초 과학과 순수 학문에 제한된 인원을 지속적으로 양성해 이공계와 순수 학문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구소련이 무너진 지금도 그 메커니즘이 국가가 아닌 자체 교육체계로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어 이공계와 순수학문 발전을 지속시켜오고 있습니다. 李志樹 : 그런데 과거의 것이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辛範植 : 과거 사회주의 시스템 하에서 과연 소련의 사회 경제체제와 교육체제가 어떻게 맞물려 작동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물론 현재 똑같은 체제로 가지는 않지만 과거의 체제가 어떻게 사회의 필요를 채웠는가는 오늘날의 교육제도 변화와 개선에도 좋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 회 : 혁명 초기인 1918년 러시아는 학력에 상관없이 일정 나이만 되면 고등교육기관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혁명의 광기가 만연할 당시의 제도로 결국 이러한 제도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폐지했으며 우수한 사람을 기준으로 선발하게 됐습니다. 다만 교육과 정치를 배제할 수 없었기에 계급적 성분에 따라 차별이 있었지만 대체로 경쟁 입학 제도가 운영됐습니다. 80년대 이전 대학을 포함하는 부즈라는 고등교육기관, 즉 연구소와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 있는 사람이 전체 연령층에 많아야 15%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상당한 정예를 골라 발탁하는 제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역별로 성적이 가장 우수해 금메달을 받은 학생들은 시험을 보지 않고도 입학했으며 은메달은 간혹 한 두 과목 시험을 치르고 각 지역 대학에 들어갔어요. 그 중에 최고 인재들은 모스크바대학 등에 선발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더 중앙집권적인 엘리트 교육이 이루어졌죠. 黃晟準 : 제가 좀 보충 설명 드리자면, 금메달을 받은 경우 지방대 입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모스크바에 있는 명문대에 입학하려면 지역별로 금메달을 받은 많은 학생이 몰리기 때문에 또다시 치열한 경쟁을 해야합니다. 사 회 : 맞습니다. 방대한 나라에서 학생들을 뽑다 보니 각 지역에서 금메달을 받은 학생들이 모스크바에 있는 명문대로 몰려 각 대학별로 최종 심사를 거치게 됩니다. 이때 상당부분 교수의 재량으로 뽑기 때문에 부패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국가가 입시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단 하루만에 획일화된 입시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것이 종종 우리 사회의 부작용으로 남게 됩니다. 가령 요행이 너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평소 전교 1등을 하고도 오히려 자기보다 성적이 낮았던 학생이 입학하는 등의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卞鉉台 : 러시아의 입시 제도와 비교했을 때, 우리 대학도 전공의 성격에 따라 입시를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학부제라는 조건에서 학부생들을 단대 단위로 일괄적으로 뽑고 전공 진입은 2학년, 혹은 3학년에 하게 되는데 외국어문학과의 경우 이미 전공 교육이 늦게 되는 거죠. 사 회 :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을 써왔을 뿐 아니라 대학 입시제도 또한 제자리를 잡고 있지 못합니다. 학생들은 학원 등지에서 열심히 공부하지만 정작 깊이 분화되지 않은 교육으로 인해 고등학교 졸업까지 기대할 수 있는 학업 성취도는 상당히 낮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개인차를 인정하지 않는 평준화 교육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는 `대학 교육의 목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되며 대학 전공의 세분화를 하기 힘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黃晟準 : 우리 나라 대학 선발방식이나 기준을 놓고 `오리를 만드는 교육'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리는 날기, 헤엄치기, 잠수도 조금씩 다하는 동물이죠. 마찬가지로 우리 학생들도 모든지 조금씩 하는 전문성이 부족한 전인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가령 영어테스트를 하더라도 잘하는 사람의 위주가 아니라 실수하지 않는 사람을 뽑게 됩니다. 러시아 같은 경우 수학 시험을 봐도 상당히 수준 높고 어렵습니다. 그만큼 실력이 높은 사람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입니다. 이처럼 전문성과 실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 러시아의 명문대 학생들은 외국어 수업을 받으면 그 언어를 불편함 없이 구사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사 회 : 우리는 교육을 너무 다양하게 시키다보니 농도가 낮아지지 않았나 염려스러운데요. 러시아의 경우 한 학기에 40주, 일주일에 57시간으로 우리의 고등학교와도 비슷하게 많은 학습량과 집중적인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李志樹 : 러시아 대학 교육이 전문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 철학, 문학 등 기초학문에 대한 교육도 간과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사 회 : 러시아의 학생들은 모두가 대학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고학력으로 갈수록 경쟁에 의해 어느 정도 진학률이 감소되기 때문에 평준화를 통해 진학한 우리 나라 학생들처럼 모두가 대학에 가야 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동등한 가치를 인정하지만 개개인의 재능이 다르다는 점도 인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 경우 이에 대한 획일화가 사회주의 국가보다 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黃晟準 : 사실 러시아 교육에서 문제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경제난이 가중되다 보니 공립학교의 질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초등학교를 보면 신입 교사가 모집이 힘들어 고령의 여교사만 학교에 남아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제난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기초영어회화 정도는 할 줄 알아야 명문초·중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 나라 외국어학교와 같은 곳이 명문 중학교에도 설치돼 있는데, 경제난으로 인해 외국인 교사는 없지만 일반 교사들의 수준이 원어민에 가깝습니다. 보통 공립학교들은 수준이 낮고 질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러시아는 국민의 10%가 이끌어가고 있고 그 10%는 세계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 "엘리트 개념 다분화·전문화돼야" 사 회 : 구소련 시대에는 계급별로 균등한 진학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교육의 기회가 적은 층을 위해 특례 입학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러 특수학교들이 존재했습니다. 수월성 추구와는 달리 노동자, 농민, 인텔리 등 계급별로 고르게 진학시키기 위해 정책적으로 세운 학교였으나 인텔리 층이 주로 진학했고 시장 경제체제로 오면서 특수학교의 부패가 발생되고 심화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 상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는 수월성을 추구하는 고등교육기관이 살아 남아 자기 분야에서 탁월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현재 수월성 추구와 평등체제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듯합니다. 辛範植 : 구소련 시기의 교육이 사회주의에서 생각하기 쉬운 평균적인 사회 시스템을 갖추었다면 생각하기 쉬운데 이와는 달리 상당부분 엘리트 교육에 힘썼다는 점에서 고무적입니다. 이는 국가의 목표가 공산주의의 우월성을 입증하려는 체제 경쟁의 의식 속에 있었기 때문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결과로 엘리트 육성을 생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또한 변화에 적응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환경임을 감안했을 때 국가가 주도하여 엘리트를 육성하고 그 엘리트가 이끌어갈 수 있는 토대를 건설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사 회 : 좋은 말씀입니다. 기획 경쟁체제와 개방 경쟁체제 사이에서 어떤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대학이라고 하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은 학문적 수월성 추구와 최고 정예의 양성인 것입니다. 사실 우리 나라는 대학이라는 이름이 너무 남용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대학은 진정한 엘리트 양성기관이어야 합니다. 서울대 또한 종합대에 걸맞는 위상과 업적을 이뤄 엘리트 양성기관으로 인정받을 때만이 국립대 평준화라는 발언이 나오지 않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흔히 우리 나라 같은 경우 한 대학만이 수월성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 것 같은데 러시아의 경우는 어떤가요? 李志樹 : 지금은 사립대도 상당히 많이 양성됐으나 구소련 체제의 대학들은 1백% 공립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공립으로서의 획일화가 존재한 것이 아니라 대학별로 특성을 살려 레닌그라드대, 모스크바대 등 각 대학들이 각기 다른 분야에서 수월성을 유지해왔습니다. 卞鉉台 : 서울대도 이공계 분야에선 완전히 수월성을 독점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 몇몇 특화된 교육기관이 존재하고 있죠. 그러나 러시아 대학들은 각기 세분화된 전문성을 띠고 있고 그 수준이 어느 정도 보증됐습니다. 인문학을 살펴본다면 각 대학이 다른 수월성을 유지해 서로 보완해주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서로 자극이 돼 대학간에 상승효과를 발휘하고 있는데 우리 대학들도 이런 흐름과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辛範植 : 우리 나라와 러시아간에 엘리트 인식이 다르고 양성 방법 또한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대체로 엘리트 양성의 필요성을 우리 나라도 인정하지만 대학 교육 자체는 엘리트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반면 러시아의 경우에는 각 지방별로 대학들이 특화된 교육을 실시하여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수월성을 가지고 있어 분야별 엘리트를 양성하고 있으며 엘리트 개념이 상당히 다분화 돼 있습니다. 李志樹 : 저는 러시아의 교육기관이 전문성을 강조한 엘리트 교육이지만 전공 분야를 불문하고 문학, 역사, 철학 등에 관한 커리큘럼을 강화해 인성과 교양을 갖춘 엘리트를 양성시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모교 또한 인문학 소양 교육을 철저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교가 엘리트 교육을 지향한다면 이는 꼭 필요합니다. 사 회 : 동의합니다. 철저한 전공교육을 받은 높은 수준의 교양인으로서 러시아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면 무엇인가 다르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또한 러시아에서는 우리 나라와 비교해볼 때 대졸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 훨씬 더 엘리트로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러시아 교육의 문제점은 없는지 또 있다면 이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요? 辛範植 : 구소련이 무너지면서 시장화·민주화를 통해 많은 사립대학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사립대의 부실화로 인해 러시아 문교부에선 지역별로 대학을 5년간 평가해서 순위를 매겨 소수의 대학을 집중 지원, 이들 대학을 살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문제들이 시사하는 점은 우리 나라 정부가 많은 대학들을 허용해 대학의 하향 평준화를 가져왔기에 우리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卞鉉台 : 구소련이 자본주의화되면서 우리와도 비슷한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데, 남자들은 인문계열보다는 경영대를 지나치게 선호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그 예이겠죠. 다만, 우리가 시스템뿐만 아니라 그 시스템을 구성하는 성원들의 자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경제난으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대학의 학자들은 교육자로서의 자부심, 긍지 등을 잃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헌신성은 정말 놀랍습니다. 사 회 : 시장 경제로의 전환 과정이 교육자나 학자들에게 많은 타격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이들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학자, 교육자의 길을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나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부패도 상당히 발생하고 있지만 이들이 결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辛範植 : 말씀하신 바와 같이 교육의 질은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고르모 국제관계대학의 경우 어려운 입시 과정을 거쳐 들어가더라도 본인이 그 수준을 못 따라가면 가차없이 학교를 그만 둬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육의 질과 수준이 유지되고 있고 교수들은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토론하며 점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마치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적을 관리하는 것처럼 교수들의 자기 반성을 통해 교육의 질이 유지되고 있죠. 이런 부분은 우리 나라 대학에서도 요청되는 것 같습니다. 사 회 : 말씀을 들어보니 서울대가 대한민국에서 엘리트 양성기관으로서 남다른 학문의 수월성을 유지시켜 나아갈 때만이 `서울대를 없애자'는 얘기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리=朴宰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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