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호 2013년 5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 방송센터 개국, 시급하다
1970년대 초 5월 서울 용두동 사범대 캠퍼스. 평일 정오엔 어김없이 볼프 페라리의 `성모의 보석'이 흘러나왔다. 모교 유일의 서울대 방송국(SUB)이 낮방송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이었다. 당시 유행했던 팝과 학우들 귀에 익숙한 클래식이 번갈아 소개됐고, 가끔은 교내 소식도 나왔던 것 같다. 오후 강의 시작 시간인 12시 50분. 메리 홉킨스의 `굿바이'로 교내 방송은 송출을 마감했다.
2013년 5월 관악캠퍼스. 교내는 조용하다. 서울대 방송연구회(SUB)라는 동아리가 있지만 매학기 초에만 시험 방송을 내보낸다. 서울대 홈페이지에 들어가야 몇 개의 유튜브 동영상이 떠 있다. 그것도 외부 콘텐츠가 대부분.
2025년 세계 Top10 대학을 지향하는 모교에 방송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넘어 위기를 느끼게 한다.
종이매체의 시대는 갔다. 방송·통신·온라인이 융합하는 시대다. 총동창회가 70억원을 들여 5개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영상 강의는, 미디어 융합시대에 강의의 질을 높이고 대학경쟁력을 확보하는 불가결의 수단이다.
질 높은 동영상 강의는, 강의 그 자체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 제작과 송출 시스템이 완비돼야 한다. 지금 모교에서 동영상 강의를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곳은 교수학습개발센터(CTL), 대학도서관, 그리고 평생교육원이다. 이들 조직은 업무 폭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모교를 대표할 방송 시스템을 구축할 시급성이 여기 있는 것이다. 서울대 방송센터(SNU Broadcasting Hub)말이다. 최근 언론정보학과가 방송센터 설립을 구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계획이 아주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산재된 제작 기능을 통폐합하고, 송출 기능까지 갖춘 방송센터가 조속히 개국해 서울대의 고품위 강의를 지구촌 전역에 전파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것은 등록금 인하와 사교육 완화, 동문들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다. 모교 당국과 총동창회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尹在錫 CBS객원해설위원·본보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