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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호 2013년 4월] 인터뷰 동문을 찾아서

모교 평의원회 朴 鍾 根의장








 -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작년에 모교가 법인으로 출범하면서 평의원회가 심의·의결기구에서 심의기구로 변경됐습니다. 평의원회가 학칙과 규정들을 만들고 개정할 내용이 많았습니다. 연구교육 자체의 큰 변화는 없었지만 새로운 제도를 준비하는 행정적인 일로 무척 바쁘게 보냈습니다.”

 - 평의원회는 대학의 대의기구, 최종 심의기구로 알고 있습니다만 많은 동문들이 평의원회의 역할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현재 의장, 부의장, 운영위원회, 상임위원회 4개의 조직이 있으며, 교수 47명과 직원 3명 그리고 2명의 학생참관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교수 가운데 44명은 각 단과대학에서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으며 3명은 전문성을 요하는 인물로 의장이 위촉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학장회의가 학사위원회로 바뀌었고, 여기에서 심의하는 것 가운데 중요안건은 평의원회로 오게 되죠. 교육연구에 관련된 대부분의 사항이 평의원회 심의로 종결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국가의 국회에 해당됩니다.”

 - 의장이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평의원회가 특별한 조직이지 않습니까? 대학 구성원간의 의견이 다른데 이를 조정해서 합의점을 도출하는 역할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의장은 소통을 위해 먼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보다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참고 들어주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평의원회 의원 중 90% 이상이 교수들로 구성돼 있어 교직원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의장님의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법인화 이전에는 교수들과 외부 사람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사실 90% 이상이 교수로 구성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평의원회에서 다루는 안건이 직원의 일과 관련이 많지 않을뿐더러 직원들은 노조라는 특별 단체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도 구성원으로서 공통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3년 전부터 위촉의원으로 3명의 직원이 들어오게 됐죠. 최근 본회의에서 5명 정도로 인원을 늘리는 것을 토의했습니다만 현재 법적으로 평의원회 총 인원수가 50명 이하로 제한돼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직원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부속시설에서도 참관해야 균형이 맞을텐데 결론적으로 전체 구성원을 60명 정도로 늘리려면 법 개정을 요하죠.”

 - 임기가 올해 10월 말까지로 알고 있는데 임기가 끝난 후 계획은 세우셨는지요.

 “교수는 보직을 맡더라도 강의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현재 한 과목은 강의를 하고 있고요. 정년은 5년이 남았고 또 다른 일을 맡을지 모르겠지만 우선 교육연구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 평소 건강관리나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머리가 아프면 시간을 내서 관악산을 오릅니다. 예전에는 퇴근 후 연주대 정상까지 오르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안양으로 넘어가는 능선을 따라서 등산을 합니다. 활엽수 사이로 2시간 정도 걸으면 머리가 상쾌해집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맨손체조와 유연성 운동을 합니다. 또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죠.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몇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기도 합니다. 그렇게 사무실이나 강의실에 들어오면 몸이 훨씬 가벼워지더라고요. 그리고 낙성대역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학생들을 만나면 기분까지 좋아집니다.”

 - 도쿄대 에가와 부총장과 인연이 있으시지요. 도쿄대와 교류도 처음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1976년 도쿄대에 유학생으로 가서 1983년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저와 전공은 다르지만 에가와 마사코 수석부총장이 저보다 5년쯤 후배더라고요. 제 연배에서 일본으로 유학 갔다 온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李基俊 前총장이 도쿄대 졸업식에서 축사할 때 수행을 했었고, 또 10년 전 鄭雲燦 前총장 시절 연구처장을 맡고 있을 때 도쿄대는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채택했고, 우리는 일본연구소를 만들었죠.”

 - 의장님께서는 모교 동문이자 도쿄대 동문이기도 하시지요.

 “도쿄대 한국동창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도쿄대는 해외 동창회가 없었습니다만 2년 전 한국에서 처음으로 재한 도쿄대동창회를 만들었습니다. 3·11 동일본 재난이 일어난 일주일 후인데도 불구하고 도쿄대 하마다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도쿄대동창회 출범식을 가졌는데 吳然天총장, 鄭雲燦 前총장이 축사를 해주셨습니다. 이번 도쿄대 부총장단과의 만남이 있었던 하루 전날 도쿄대 한국동창회 총회가 있었는데, 그때 에가와 수석부총장이 축사를 해서 언론에도 알려지게 됐습니다. 저는 모교와 도쿄대 동문으로서 양 대학 동창회의 관계를 돕고 싶습니다.”

 - 아시다시피 에가와 부총장이 지난 1월에 모교를 방문했을 때 총동창회 회장단과 만나 양교 총동창회간 교류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의장님께서도 2월 도쿄대에서 에가와 부총장과의 면담에서 이와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양교 교류를 심도있게 해보자는 측면에서 도쿄대 에가와 수석부총장 외 2명의 부총장이 1월에 모교를 방문했습니다. 마침 대외담당 이사인 에가와 수석부총장이 총동창회를 방문해서 장학빌딩과 서울대인 명예의 전당 `베리타스홀'을 보고 매우 감탄했죠. 특히 임대수익 40억원을 바탕으로 모교 발전에 이바지하는 장학빌딩 운영과 매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신년교례회', `정기총회', `홈커밍데이' 등의 행사에 놀라워하며 33만 동문의 단합을 부러워했습니다.

 사실 평의원회 의장이 참석하는 자리가 아니지만 吳然天총장께서 소통자 역할을 해달라고 하셔서 지난 2월 도쿄대를 방문했습니다. 그때 하마다 총장이 총동창회의 현황을 듣고 관계자들을 불러 총동창회 운영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며 방안을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도쿄대 측에 서울대총동창회 행사 때 방문해 직접 확인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林光洙회장께는 도쿄대 총장을 초청하는 것과 도쿄대동창회 회장과의 교류 협정에 관해 제안을 드렸습니다. 林회장께서 흥쾌히 승낙하시며 정기총회 등 큰 행사에 도쿄대동창회 직원을 초청하겠다고 하셨습니다.”

 - 총동창회 국제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동창회 사이의 교류가 있기 전에 대학간의 교류가 있잖아요. 모교와 도쿄대의 네크워크가 잘 형성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시너지효과로 서울대총동창회와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협력해 나아가면 `베세토' 교류 등의 활성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봅니다.”

〈사진=朴짳載기자·정리=金貞美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