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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호 2013년 3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문화유산해설사 崔 賀 敬동문



 “미국, 영국, 인도 등지에서 생활하며 습득한 영어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고, 외국인에게 우리의 역사를 알리는 등 재능기부도 할 겸 문화유산해설사가 되기로 결심했죠. 어느덧 古稀에 가까운 나이지만 젊은 사람 못지않게 더 많이 배우고 싶고 내가 아는 문화유산 지식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내일이 자꾸만 기다려집니다.”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창덕궁은 지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곳에서 격주 금요일마다 자원봉사로 입장객들에게 안내와 해설을 제공하는 崔賀敬(독어교육64 - 68)동문을 만나 현대그룹 CEO에서 문화유산해설사로 `인생 2막'을 열게 된 배경과 활동상을 들었다.




 崔동문은 “한국 궁궐 건축의 비정형적 조형미를 대표하는 창덕궁은 다양한 정자, 연못, 수목, 괴석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으로 조선의 궁궐 중 가장 오랫동안 임금들이 거처했던 곳”이라고 말문을 연 뒤 “해외 근무 시절엔 주말이 없었을 정도로 바쁜 관계로 외국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외국인들한테 우리 문화를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에서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해설사가 된 배경을 소개했다.

 퇴임 몇 해 전부터 인생 2막과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 崔동문은 우연히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회가 운영하는 1년 과정의 민속박물관대학 모집 공고를 보고 연속 3년 교육을 받으며 틈틈이 동기생들과 문화유산 탐방을 다니는 등 문화재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어 2006년 4개월 과정의 전통문화지도사 양성 및 심화 교육과정까지 수료하고 2010년에 한국의 재발견에서 운영하는 `궁궐지킴이(12기)' 교육을 받아 문화유산해설사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경복궁, 종묘 등을 돌며 근무한 그는 현재는 `창덕궁'에서 4년째 무보수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창한 영어실력을 지닌 그는 개인적으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미국 테일러대 교수와 학생 등의 부탁을 받아 창덕궁과 경복궁 등 우리 문화유산을 영어로 해설하는 봉사활동도 다닌다.

 崔동문이 회장직을 맡은 친목단체 수준이던 한국전통문화진흥원이 사단법인으로 이번 달에 정식 출범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통문화진흥원은 앞으로 내·외국인에게 우리 문화유산을 알리는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崔동문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아리랑'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새터민과 다문화 가정, 교포 자녀들에게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 멘토 수료생들과 한국전통문화진흥원 맴버들 가운데 영어·일어·중국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적지 않다”며 “이들과 함께 앞으로 국격에 맞는 해설을 제공하고, `우리 것' 알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우리 전통을 그저 지키고 보존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함께 누리고 향유할 수 있게 황혼을 태우고 있는 崔동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崔동문은 광주제일고와 모교 사대 졸업 후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75년 현대중공업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현대중공업 독일 함부르크 지사장, 현대상선 미주 현지법인 대표, 현대전자 부사장, 현대상선 전무, 현대택배 사장, 현대통신 사장, 한원마이크로웨이브 회장, 세인 회장 등을 역임하며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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