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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호 2013년 3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후배를 잘 키우자는 한마음 한뜻



 고등학교 교사였던 부친의 월급이 아주 적은 것은 아니지만 늘 쪼들렸던 1967년 중학교 2학년 때 1기분 공납금은 1천2백원, 아버지는 1백원짜리 지폐 4장만 주시며 나머지는 학교에 가서 면제받으란다. 설마하면서도 눈이 캄캄, 그러면서 열어보니 안쪽에 5백원짜리 두 장을 감춰넣은 1천2백원이어서 한숨 돌린 기억이 새롭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원예반의 근로 장학생으로 배려해줘 다섯 남매를 가르치시는 부모의 부담을 조금 덜 수 있었다. 어느 사람도 넉넉하지 못해 모두 한 푼을 아쉬워했는데, 지금이라고 덜할까? 어려운 집이 더 많아졌다는 보도가 끊어지지 않는다.

 총동창회의 장학빌딩이 세워진 뒤 2년째를 맞아 모교 학생 2백87명에게 장학금이 주어졌다. 1인당 평균 3백만원 꼴인데, 받는 쪽은 미흡하겠지만 합하면 8억원이 넘는 큰돈이다. 더 많이 못 주는 동문 선배들은 안타까워한다. 하버드대는 학부생의 60%가 장학금을 받는다는데 우리는 언제 그 근처라도 가보나?

 장학빌딩을 세우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총동창회 주관으로 지난 2005년부터 6년 동안 7천여 동문이 참여해 4백8억원에 달하는 기금을 모금했다. 눈에 띄는 대기업 참여 없이 모여진 기금으로는 큰 돈. 이 속에는 많은 동문들의 마음과 뜻이 담겼으리라. 이와 별도로 북한의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으로 순직한 金在益 前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의 부인인 숙명여대 李淳子명예교수가 남편과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에 평생 모은 재산 20억원과 死後 집까지 기증하기로 했단다. 천재교육 崔容準회장도 모교에 20억원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서로 경우는 다르지만 모두 같은 마음이다. 모교에서 배워 성공한 만큼 모교에 돌려보내어 다른 후배를 더 잘 키우자는 것. 나도 학생 때는 모교 장학금을 한 번도 못 받아 보았지만 빌딩 건립비로 조금 그리고 우리 과 후배를 위한 장학금도 조금, 내놓았다.

 3월에는 6백억원을 들여 冠廷교육재단의 기부로 내년까지 도서관을 크게 새로 짓는단다. 1백억원 규모의 우정글로벌센터도 부영그룹이 지어준단다. 인프라가 늘어나는 만큼 장학금도 늘어나야 한다. 동남아 등 제3국 유학생들도 목이 마르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말고 더 많은 장학금을 위한 동문들의 큰 결심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李東植 KBS비즈니스 감사·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