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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호 2004년 1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녹색병원 梁吉承원장

1백40여 평 규모의 재활센터 운영 직업병 및 산업재해 예방에 앞장 서

 지난해 12월 19일 늦은 오후 6시. 녹색병원 지역건강센터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및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의료보호 차상위계층 의료비 지원을 위한 「따뜻한 겨울 콘서트와 林玉相 작품 감상의 밤」이 열렸다. 녹색병원(greenhospital.co.kr)은 일반 종합병원과 마찬가지로 전 분야에 걸친 진료서비스 제공과 함께 직업병과 산업재해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의학과, 재활센터 등을 두고 있다.  오랫동안 직업병 및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헌신해온 녹색병원 梁吉承(67년 師大入ㆍ69년 醫大入)원장을 만나기 위해서는 독특하게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이유인즉 『병원의 가장 꼭대기 층인 7층에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있는데, 이 곳에서는 반복작업을 하거나 무리하게 일을 할 경우 근육과 관절에 통증이 생기는 근골격계 질환을 비롯한 직업병이나 산업재해 문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그 맞은 편에는 사방이 유리로 둘러싸인 1백40평 규모의 재활센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햇빛이 온 사방으로 비치는 데다 전망이 탁 트여있어 이 곳을 찾으시는 환자분들께서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밖에 각 층마다 환자들이 여가도 즐기고 손님도 맞이할 수 있는, 바닥이 나무로 된 무공해 썬 룸이 있다』고 자랑한다.  한편 67년 모교 수학교육과를 입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69년 다시 모교 의대에 입학한 梁동문은 그러나 74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제명됐고, 80년 복학했지만 민주화운동으로 다시 제명돼 모교를 졸업하지 못한 조금은 가슴아픈 기억이 있다고.  梁동문이 직업병과 산업재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가리봉 오거리에 우리의원을 개원하면서부터. 『근처에 공단이 많았는데, 조사를 해보니 한 공장에서는 반 이상의 노동자들의 손가락이 잘려나가 있었습니다. 빨리 작업하도록 안전장치를 빼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전망을 설치하지 않는 등 일어나지 않을 사고를 일어나게끔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소한 부주의나 실수가 큰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안전인데, 「당신이 조심해야지, 남은 안 다치는 데 왜 당신만 다쳐?」라는 식이다 보니 2003년에는 무려 2천여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잘못된 점은 바로잡고, 이들에게는 더 나은 환경을 안겨다 주는 것이 제 일이죠』  다사다난했던 2003년, 그에게 새해소망을 물어봤다. 『과거에 비해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뭔가를 깨야 속시원하다는 분위기입니다. 깨어짐은 수많은 파편과 상처를 남길 뿐입니다. 올해는 모든 문제가 서서히 녹아 내릴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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