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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호 2013년 1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국민통합과 상생을 이끌자




 朴槿惠정권이 출범하는 癸巳年은 새로운 시대정신이 빛을 발하는 역사적인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새로운 시대정신이란 국민통합과 相生이다. 작년의 18대 대선에서 여야의 두 후보가 강조한 마지막 호소는 민생, 서민, 국민통합이었다. 특히 보수 정치인 朴槿惠의 승리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등 진보적 의제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은 데 힘입은 바 크다. 朴당선인은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사는 상생과 공생의 정신을 강조했다. 상생과 통합은 12·19 대선이 이뤄낸 국민적 컨센서스다.

 지난해 보수·진보 두 세력이 총결집해 격렬히 대결했던 선거전이 52대 48의 구도로 끝나면서 드러난 후유증이 걱정스럽다. 대한민국은 두 정파가 대표하는 두 나라로 뚜렷하게 갈렸다. 유권자의 약 절반은 `나치'와 `유신'을 거론하며 낙담했고, 절반이 조금 넘는 이들은 친북세력의 집권을 막았다며 환호했다. 2030세대에선 朴槿惠에게 몰표를 던진 노년층을 왜 우리가 부양하느냐며 지하철 무임승차든 경로석이든 모두 폐지하자는 선동이 나올 정도다. 그런가 하면 5060세대에선 어른들이 낸 세금으로 먹고 자란 젊은이들의 `亡德'을 나무라며 반값등록금과 병역단축 공약을 폐지하라고 맞서기까지 했다.

 두 패로 갈린 국민 사이의 심각한 갈등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세대 간, 계층 간, 지역 간, 이념 간 갈등의 골이 깊고 크다. 이 분열과 적대감을 어떻게 극복해 국민통합을 이루고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가 국가적 과제다. 나라가 두 패로 갈린 상황에선 어느 쪽도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없다. 절반의 승리, 절반의 패배일 따름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낡은 시대 구분을 뛰어넘고 좌우를 포괄하는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으로 이 난국을 넘어야 한다. 국민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 심리적 박탈감, 기회의 불평등, 지역적 소외감을 해소시켜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 勝者獨食이 아니라 패자도 부활해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脣亡齒寒이라고 하지 않는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려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오늘날 같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큰 시대엔 상생과 공존이 경쟁력이다.

 이 역사적 전환기를 맞아 서울대인들은 시대정신에 부응해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경쟁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상생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승자의 논리에서 벗어나 패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기득권이 있다면 그것부터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자기중심적 사고나 陣營논리에 묻혀서도 안 된다. 국민통합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득권층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우리 서울대인이 실천해야 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요체는 사랑과 나눔이다. 우리가 `공정하고 따듯한 사회'를 이끄는 전위가 됐으면 좋겠다.〈金好俊 前신문발전위원장·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