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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호 2012년 12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대통령 선거와 서울대



 동문들께서는 동창회보를 대선 직전인 12월 15일 전후해 읽겠지만 마감관계로 이 글을 쓰는 날은 11월 28일이다. 마침 조간신문을 보니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이 끝나 오늘(11월 28일) 성적표가 수험생들에게 배부된다고 한다.

 1950년대나 1960년대에 대학에 입학한 선배들도 그랬던 것처럼 필자가 대학에 입학했던 1970년대에도 고교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우리 모교인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아니 지금도 그렇다 한다. 아마 올해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서울대에 진학하려 할 것이다. 물론 의대 선호현상으로 다른 대학 의대에도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필자가 대학에 입학할 때만 해도 가장 우수한 학생이 서울대에 가고 그 다음 학생이 Y대나 K대에 진학했다.

 그러나 행복과 출세는 학업성적순이 아닌 것은 명확한 것 같다. 물론 삼성그룹의 3세인 李在鎔씨가 서울대를 나왔지만 李秉喆, 鄭周永씨 등 대부분의 재벌 창업주들은 서울대를 나오지 않았다. 국정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경우도 성적순이라면 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역대 대통령 중 서울대를 나온 우리 동문은 金泳三 前대통령뿐이지 않은가. 그 이후인 金大中 前대통령과 盧武鉉 前대통령 그리고 현직인 李明博대통령은 서울대 동문이 아니다.

 이번 대선에도 우리 대학 출신이 출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법대를 나온 李正姬 통합진보당 후보가 출마명부에 이름을 올렸고 정치학과를 졸업한 姜智遠 무소속 후보도 전국을 누비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당선되리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이들 말고도 `安哲秀현상'의 주인공인 安哲秀동문과 李健介, 沈相 동문도 대선에 나섰다가 중도에 포기한 바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진검승부로 서강대를 나온 朴槿惠 새누리당 후보나 경희대를 졸업한 文在寅 민주당 후보 중 한 사람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2002년 대선에서는 李會昌동문이 盧武鉉대통령에게 석패했고 2007년 대선에서는 鄭東泳동문이 李明博대통령에게 졌다. 12월 19일 확정될 새 대통령도 분명히 서울대 동문은 아닐 것이다.

 행복은 성적순일 필요도 없고 서울대 동문이 대통령직이나 국회의원직을 독식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영재들이 서울대에 모였다면 다음 선거인 2017년에는 서울대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소식이 전해졌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