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호 2012년 12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미래 대학 발전은 지식나눔 운동으로
유비쿼터스 기술의 발전으로 교육에 있어서 장소와 시간에 대한 제약이 사라지고, 교육의 주체가 교육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IT기술을 활용한 e- 러닝이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2002년 유네스코는 모든 사람을 위한 교육자원을 공동 개발하자는 선언과 함께 공개 교육 자료(Open Educational Resources, OER)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OER운동이 계기가 된 것은 2001년 MIT가 시작한 대학 내의 강의를 디지털 형태로 무료로 제공하는 OCW(Open Course Ware)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OER 투자의 최고 규모로 알려진 MIT의 OCW는 세계적인 지식망 구축을 목표로 MIT의 연구성과와 교육내용을 범세계적으로 공유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개설 2년차에 5백개 강좌를 무료로 전면 공개하면서 동문 및 일반인들에게 지속적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했고 교수들의 강의를 질적으로 향상시켰으며 세계에서 최초로 지식나눔을 주도한 대학으로서의 이미지 제고에 성공했다.
현재 전 세계 2백여 대학들이 OCW 컨소시엄 사이트를 만들어 공동운영하고 있으며 매달 25만여 명이 방문하고 있다. 그 외 세계의 유수의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OER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도 MIT의 OCW를 벤치마킹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KOCW에 참여하여 대학 강의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서울대는 최근 대학의 명강의를 스마트폰으로 무료 제공하는 `서울대 OCW'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 이 앱은 경제학부 李俊求교수의 `인간생활과 경제', 화학부 金熙濬교수의 `자연과학의 세계' 등이 인기강좌로 뜨고 있다. 그러나 33개의 한국어 강의 콘텐츠와 13개의 영어 강의가 제공되는 것이 전부이다. 이제 시작 단계라 그렇겠지만 더 많은 강의 콘텐츠 개발이 필수과제 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서울대 강의를 동영상화 하려면 엄청난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MIT는 기업들과 다양한 연계를 통해 운영 재원을 충당하고 있다. 서울대총동창회는 금년도 장학빌딩 임대료 수입 40억원 중 6억원을 교수 동영상 개발사업에 지원하기로 하고 우선 외국인 강좌 2개를 포함해서 16개의 강의 콘텐츠를 선정했다. 동창회가 적극적으로 모교 발전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모교는 2015년 `학문 연구의 선택과 집중'으로 세계 30위권 대학으로, 2025년 `아시아의 허브대학 -글로벌 대학'으로 굴기해서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펼친 바 있다. OCW는 미래대학의 핵심과제로 이 비전을 실천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강의내용은 대학의 발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OCW사업은 인류의 지적능력을 증진시키고 지식나눔 정신을 고양시킨다고 유네스코는 조언하고 있다. 동창회의 `강의 동영상 지원사업'이 모교의 지식 나눔운동을 촉진시켜 모교 발전의 근간이 되길 바란다.
〈安國正 前SBS 부회장·본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