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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호 2004년 9월] 기고 건강법

몸과 정신건강에 더 없이 좋은 마라톤

金 東 根(73년 農大卒)북한 개성공단 관리기관 이사장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이 십리 길을 걸어서 등하교를 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었다. 나중에 서울로 올라와 대학을 다니고 직장생활을 할 때도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며 그래도 하루에 한 두시간 정도는 걷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자동차를 이용하게 되면서 걷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바쁜 도시생활과 일에 둘러싸여 살다보면 걷는 시간을 내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어쩌면 현대인들이 겪는 성인병 등의 여러 증상들은 생활 속에서 걷는 일이 사라지게 된 것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일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할 기회를 억지로라도 만들어서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속보와 달리기에 재미를 붙였다. 주말이면 지인들과 만든 마라톤동호회(달사모)에서 단거리 레이스를 즐기는 편이고 마라톤대회에도 종종 참가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몸담고 있을 때는 앞장서서 사내 마라톤동호회를 결성하고 직원들과 함께 운동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마라톤대회에 나가 함께 땀흘리고 뛰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직원들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제는 속보와 마라톤 마니아가 다 됐다고 나름대로 자부하고 있다. 처음엔 5km 뛰는 것도 힘들었는데 자꾸 하다보니 근력이 조금씩 늘어 지금은 10km 정도는 거뜬히 뛴다. 조금만 더 훈련하면 하프마라톤 코스는 충분히 완주할 수 있는 거리라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마라톤을 할 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때에는 저녁뉴스를 일찍 보고 동네 탄천 자전거 도로를 속보로 걸으면서 업무 등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숙면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참을성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느긋하고 수굿하게 뭔가를 기다리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름지기 세상일이란 가속으로 달려야 할 때도 있지만 느긋하게 사는 여유를 부릴 줄도 알아야 한다. 일이 바쁠수록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뛰면서 땀흘리면 길게 펼쳐진 그 길처럼 인생의 길도 무한히 열려 있는 것 같고 분주했던 마음에도 여유가 생겨 고민하던 문제가 차근차근 풀어지곤 한다.  이른바 속도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아침저녁으로 걷고 달리는 몸의 充溢한 움직임을 느끼고 사는 것이 건강도 챙기고 마음의 평화도 얻게 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