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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호 2012년 11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지식재산 사회를 선도하려면…




 우리나라가 세계 5대 강국에 꼽히는 분야들이 있다. 조선, 반도체, 휴대전화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허로 대표되는 지식재산(IP, Intellectual Property)도 그 중 한 분야다. 해마다 열리는 선진 5개국 특허청 그룹(IP5)에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특허출원 건수는 세계 4위, 국제특허협력조약(PCT) 국제출원 건수도 세계 5위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과 연구개발(R&D) 투자 대비 특허출원 건수는 세계 1위를 자랑한다. 불과 30여 년 만에 우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지식재산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이 같은 눈부신 성장 뒤에는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이공계의 역할과 이들을 지원하는 변리사들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변리사의 상당수가 동문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 발전에 모교가 기여한 면도 상당하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10여 년간 우리의 현실은 앞으로의 10년을 낙관할 수 없게 한다. 표면적으론 세계 5대 지식재산 강국이지만 실상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덩치만 큰 허약체질이다.

 실로 지난 2010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로열티)는 68억9천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7년(29억2천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식재산권으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로열티로 지불하는 돈이 훨씬 많다는 얘기다. 그만큼 돈 되는 특허가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날로 심각해지는 이공계 기피현상에다 실적과 성과 위주의 우리 사회 풍토를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단지 특허 기술 자체만 우수하다 해서 다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허를 활용하고 보호하기 위한 법적·인적 인프라가 더욱 중요하다. 우수한 기술을 재산으로 제대로 권리화하고 이를 산업에 효율적으로 접목시키는 한편, 혹시 모를 특허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모든 단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전문가가 바로 변리사다. 때문에 지식재산을 통한 경제발전에 국가의 미래를 걸고 있는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변리사와 같은 지식재산 전문가들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일본과 중국은 물론, 최근 설치가 합의된 유럽통합특허법원에서도 변리사의 특허소송대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같은 국제적 추세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의 끊임없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특허침해소송에서의 변호사-변리사 공동소송대리가 10여 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다.

 세계는 지금 지식재산집약 사회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이뤄온 성공을 바탕으로 지식재산집약 사회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이공계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관심이 다시 한 번 집중돼 우수 인력들이 투입되고, 이들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아울러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와 변호사가 공동으로 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 길도 하루빨리 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