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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호 2012년 11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또라이’ 전성시대




 서울대 金蘭都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치열한 경쟁 속에 지치고 방황하는 20대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몇 달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安哲秀현상'이 대변하듯 요즘의 대세는 치유와 공감·위로인 듯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춘들이 너무 나약하고 제멋대로라며 눈살을 찌푸리는 시각도 없지 않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만나보면 그런 인식이 두드러진다. 최근 한 대기업 임원은 정말 황당한 경험을 했다며 거품을 물었다.

 신입사원을 뽑아 교육을 마치고 부서로 배치했더니 얼마 안 돼 `원인불명의 두통'을 호소하며 휴직계를 내고 두어 달 쉬겠다고 했다는 것. 황당한 것은 담당 부서장에게 전화를 한 사람이 본인이 아니라 부모였다는 사실. 그 부모는 “애를 도대체 얼마나 부려먹길래 이 모양이 됐냐”며 호통을 치고는 “우리 애는 당분간 쉴테니 알아서 휴직조치를 하라”고 지시하듯 요구했다고 한다. 이 임원은 `헬리콥터 맘'이 문제라는 얘기를 듣긴 했으나 실제로 자기가 당할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미 교수들 사이에서 `학사관리나 학점 관련 사항을 부모가 이메일로 조목조목 따지더라'는 한탄이 나온 지 꽤 됐는데 이제는 이 부모님들이 사회로도 진출한 모양새다.

 신입사원 뽑아놨더니 할머니가 매일 같이 출근해서 책상 닦아주더라는 얘기, 직원한테 근무평가 C를 줬다가 아버지가 쳐들어와 행패 부린 얘기 등 믿기 어려운 에피소드들도 종종 들린다. 물론 이 같은 비정상적 행태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 전체적으로 `또라이 지수'가 올라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의 스케줄 관리에 따라 학원 다니고 자원봉사 점수 따고 각종 대회 출전해 스펙 쌓고 해야 대학을 들어가야 하는 세상이니 새삼 도전성, 야생성, 전투력 등을 운운하는 게 우스워 보이긴 한다. 얼마나 자기주도가 안 되면 자기주도 전형을 별도로 뽑겠는가.

 복잡다단한 수능제도와 입학 정원 축소 등으로 서울대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고 한다. 그런 만큼 서울대생들을 가르쳐보면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더라는 감탄도 나온다. 문제는 기업현장, 사회현장에서 “역시 서울대 출신은 다르구나”라는 평판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점이다.

 오히려 아무런 사전 통보도 없이 안나타나거나 다른 사람의 기회를 뺏거나 심각하게 이기적이거나 적응에 문제를 보이거나 하는 우려스러운 소식들이 적잖게 들린다.

 5천4백명에 달했던 정원이 3천명선으로 줄어든 이후 일선에서도 서울대 출신 후배를 만나기가 가뭄에 콩나듯 한다.

 내색할 수는 없어도 만나면 반갑고 잘하는 모습 보면 뿌듯하고 칭찬 받는 모습을 보면 우쭐해지는 게 선배의 마음이다. 서울대인들 특유의 자부심과 당당함, 치열한 자기검증, 국가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진 후배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