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호 2012년 10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 117년의 단상
10월 15일은 모교의 개교 기념일이다. 국립대학교로 출범한 1946년을 기준으로 하면 66주년이지만 개학 원년인 1895년부터 따지면 117주년이다.
서울대가 1백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대학교로 거듭나게 된 것은 지난 2008년부터 林光洙총동창회장이 중심이 돼 역대 총장들과 많은 동문들이 뜻을 모아 추진해온 `서울대 뿌리 찾기'노력이 거둔 값진 결실이다.
개교 또는 개학의 기준을 놓고 논란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국내외 유수 대학들의 사례, 각계 전문가들의 고증과 해석 등을 거쳐 2010년 10월 서울대 교수평의회가 법과대학의 모태가 된 한국 최초의 법관양성소가 설립된 1895년을 개학 원년으로 삼기로 의결함으로써 서울대는 역사 일천한 신생 대학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게 됐다.
하버드대, 옥스퍼드대 등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명문대학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대다수 세계 유명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사는 축적이고 전통이며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한 세기가 넘는 긴 역사는 서울대, 서울대인의 긍지와 자부심이자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시대적 소명을 조명해 보게 한다. 더구나 지난 몇 년 동안 뜻깊은 변화들이 잇따랐다.
지난 2011년 말 법인화가 성사돼 자율의 힘을 통해 세계 일류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고, 올해에는 웅장한 장학재단 빌딩이 완공돼 33만 서울대인의 구심점이자 재학생들을 위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개교 기념일을 앞두고 영국의 QS(Quacquarelli Symonds)가 실시한 2012년 세계대학평가에서 서울대가 37위에 오른 것도 빛나는 성취다. 도쿄대(30위), UCLA(31위)등과 함께 30위권 반열에 올라 세계 일류대학으로 진입하는 문턱을 밟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서울대 폐지론'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망령이 여전히 우리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서울대와 서울대인이 자만에 빠져 안주하고 있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능한 빨리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일류대학으로 자리 잡고 국가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황당한 `반서울대 정서'를 물리치는 최선의 방법이다.
117년 역사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공유하고 서울대의 미래를 고민해 본다면 더욱 뜻깊은 개교 기념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朴時龍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