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호 2004년 9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진정한 올림픽정신은 어디로?
지난 시드니올림픽에 적도기니 출신 무삼바니라는 수영선수가 있었다. 트렁크 스타일의 코믹한 수영복도 인기였지만 수영 1백미터 자유형에서 마치 빠져죽을 것 같은 개헤엄을 선보여 전세계 시청자들을 웃기고 말았다. 그 무삼바니는 여권사진 미제출이라는 행정상의 실수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고 그 대신 적도기니에서는 남자육상 1천5백미터에 카라치올로라는 아마추어 선수를 파견했다. 당연히 그의 성적도 선두에 무려 25초 뒤진 엄청난 것이었고,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그에게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제2의 무삼바니도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진정한 아마추어리즘이라며 극찬을 한다. 기록이 엉망이면 어떠냐? 참가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하지만 무삼바니 해프닝은 「참가에 의의가 있는」 올림픽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조직위가 흥행을 위해 벌인 일종의 이벤트였던 것이다. 그가 정말 올림픽을 위해 연습해왔다면 기록이 저조할망정 1백미터도 못 가 헉헉대지 않았을 뿐더러 비싼 비행기표 살 돈을 조금만 아껴 그럴듯한 수영복과 수경을 장만했을 터이다. 카라치올로도 그렇다. 그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육상 3천미터 장애물을 주종목 삼아 운동을 병행해온 유학생에 불과하지만, 아테네올림픽 조직위는 공전의 히트를 쳤던 무삼바니 해프닝을 이번 올림픽에도 재연하고자 또다시 적도기니를 끌어들였다.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남자육상 1백미터가 하필이면 새벽 5시에 했을까? 새벽 5시면 아테네 현지에서도 밤 11시로 아주 늦은 시간인데. 대답은 간단하다. 가장 많은 올림픽중계권료를 낸 미국 시청자들이 보기 좋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은 최근 올림픽이 극도로 상업화됐다면서 종목의 재조정을 통해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것을 주창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근원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올림픽종목 조정의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그 종목이 올림픽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 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관중이 찾았으며 시청률은 얼마이며 수억원의 개런티를 벌어들일 스타를 몇이나 키워냈는지… 전부 돈 냄새가 난다. 그나마 올림픽의 순수성을 지켜주는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감동적인 모습들이다. 중국을 꺾고 탁구 금메달을 따낸 유승민과 우리 선수끼리의 결승대결이 벌어졌던 배드민턴. 양궁이 그렇고 유도가 그렇다. 평상시에는 프로스포츠의 그늘에 가려있었지만 올림픽에서만큼은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을 제치고 온국민에게 짜릿한 감동을 안겨준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불거져 나온 판정시비는 4년을 기다려온 선수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고의적인 실수로 양태영의 금메달을 미국의 폴햄에게 줘버린 체조경기장은 마지막날까지도 관중들의 야유로 얼룩졌다. 시드니올림픽 2관왕을 차지했던 네모프는 그의 깔끔한 기술에 비해 너무 낮은 점수를 받았고 관중들은 이를 비난했다. 더 웃기는 것은 관중들의 야유소리가 거세지자 심판진들이 즉석에서 그의 점수를 상향조정했다는 것이다. 비전문가인 팬들이 야유를 한다고 해서 한번 내린 평점을 바꿀 정도라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심사의 기준은 무엇이란 말인가?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는 돈벌이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IOC의 올림픽 성공여부의 잣대도 얼마나 흑자를 올렸느냐는 것이다. 방송사는 올림픽방송의 시청률과 그에 따른 광고판매에 사활을 걸고, 선수들을 키워낸 기업들도 메달리스트를 기업홍보에 연계할 방안에 골몰한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도 돈을 피해 가진 못한다. 각 메달에 걸린 막대한 포상금은 그들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렇다고 모두들의 머릿속에 돈만 가득 찬 것은 아닐 것이다. 승리의 순간 또 패배의 순간 선수가 느끼는 감정은 이물질들이 다 제외된 순수한 것이며, 올림픽 정신에 가장 근접한 것이리라 믿는다. 관중과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경기결과에 엇갈리는 희비의 감정은 선수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올림픽을 만들려면 돈이 들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심판 판정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얼마의 돈이 들건 또 얼마의 돈을 벌어들이든 상관없다. 다만 요즘 올림픽은 경기장 밖을 흐르고 있는 돈의 물결이 너무 거대해 내부까지 스며들고 올림픽의 공정성과 순수성까지 침식하는 것 같아 보는 이를 우울하게 만든다.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조직위가 흥행을 위해 벌인 일종의 이벤트였던 것이다. 그가 정말 올림픽을 위해 연습해왔다면 기록이 저조할망정 1백미터도 못 가 헉헉대지 않았을 뿐더러 비싼 비행기표 살 돈을 조금만 아껴 그럴듯한 수영복과 수경을 장만했을 터이다. 카라치올로도 그렇다. 그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육상 3천미터 장애물을 주종목 삼아 운동을 병행해온 유학생에 불과하지만, 아테네올림픽 조직위는 공전의 히트를 쳤던 무삼바니 해프닝을 이번 올림픽에도 재연하고자 또다시 적도기니를 끌어들였다.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남자육상 1백미터가 하필이면 새벽 5시에 했을까? 새벽 5시면 아테네 현지에서도 밤 11시로 아주 늦은 시간인데. 대답은 간단하다. 가장 많은 올림픽중계권료를 낸 미국 시청자들이 보기 좋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은 최근 올림픽이 극도로 상업화됐다면서 종목의 재조정을 통해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것을 주창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근원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올림픽종목 조정의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그 종목이 올림픽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 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관중이 찾았으며 시청률은 얼마이며 수억원의 개런티를 벌어들일 스타를 몇이나 키워냈는지… 전부 돈 냄새가 난다. 그나마 올림픽의 순수성을 지켜주는 게 있다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감동적인 모습들이다. 중국을 꺾고 탁구 금메달을 따낸 유승민과 우리 선수끼리의 결승대결이 벌어졌던 배드민턴. 양궁이 그렇고 유도가 그렇다. 평상시에는 프로스포츠의 그늘에 가려있었지만 올림픽에서만큼은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을 제치고 온국민에게 짜릿한 감동을 안겨준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불거져 나온 판정시비는 4년을 기다려온 선수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고의적인 실수로 양태영의 금메달을 미국의 폴햄에게 줘버린 체조경기장은 마지막날까지도 관중들의 야유로 얼룩졌다. 시드니올림픽 2관왕을 차지했던 네모프는 그의 깔끔한 기술에 비해 너무 낮은 점수를 받았고 관중들은 이를 비난했다. 더 웃기는 것은 관중들의 야유소리가 거세지자 심판진들이 즉석에서 그의 점수를 상향조정했다는 것이다. 비전문가인 팬들이 야유를 한다고 해서 한번 내린 평점을 바꿀 정도라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심사의 기준은 무엇이란 말인가?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는 돈벌이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IOC의 올림픽 성공여부의 잣대도 얼마나 흑자를 올렸느냐는 것이다. 방송사는 올림픽방송의 시청률과 그에 따른 광고판매에 사활을 걸고, 선수들을 키워낸 기업들도 메달리스트를 기업홍보에 연계할 방안에 골몰한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도 돈을 피해 가진 못한다. 각 메달에 걸린 막대한 포상금은 그들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렇다고 모두들의 머릿속에 돈만 가득 찬 것은 아닐 것이다. 승리의 순간 또 패배의 순간 선수가 느끼는 감정은 이물질들이 다 제외된 순수한 것이며, 올림픽 정신에 가장 근접한 것이리라 믿는다. 관중과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경기결과에 엇갈리는 희비의 감정은 선수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올림픽을 만들려면 돈이 들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심판 판정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얼마의 돈이 들건 또 얼마의 돈을 벌어들이든 상관없다. 다만 요즘 올림픽은 경기장 밖을 흐르고 있는 돈의 물결이 너무 거대해 내부까지 스며들고 올림픽의 공정성과 순수성까지 침식하는 것 같아 보는 이를 우울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