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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호 2012년 9월] 뉴스 단대 및 기과 소식

耳順테니스회




 이순테니스회(회장 申東澈)는 회원 모두가 60세 이상으로 구성된 테니스 애호가 동문들의 모임이다. 지난 1987년 창립한 이래 지금까지 매년 3회 이상의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오랜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태풍 볼라벤이 전국을 강타했던 8월 막바지의 어느 날, 초속 30여 미터의 강풍도 아랑곳하지 않을 만큼 강한 기력을 자랑하는 全兢烈(토목공학45 - 48 유신 회장)·姜信玉(법학56 - 61 강신옥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韓榮成(천문기상59 - 63 한국기술사회 회장)·申東澈(화학교육59 - 63 호마기술 대표)동문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 간직하고 있는 아련한 추억을 하나 둘 꺼내 들었다.

 창립 멤버로서 지금까지 모임을 지키고 있는 全兢烈동문은 “1936년 무렵 처음 테니스를 배웠으니 벌써 76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그 당시에는 나무 라켓을 들고 짚으로 만든 네트를 친 코트에서 경기를 했다”며 기억을 떠올렸다.

 1세대 인권변호사로서 10·26사건을 일으킨 金載圭의 변호를 맡기도 했던 姜信玉동문은 “테니스 붐이 일었던 1972년 무렵부터 치기 시작했다. 몇 해 지나지 않아 전국 각지에 골프장이 생기기 시작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골프장으로 몰려가 버렸지만 나는 오로지 테니스에만 애정을 쏟은 테니스광으로 남았다”고 회고한 뒤 “민청학련 사건 당시 학생들을 변호하다 구속을 당해 형무소에 있을 때에도 테니스를 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장 괴로웠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모교를 졸업한 뒤 사회 각처에서 활약하며 테니스로 건강을 지키던 동문들이 이순테니스회를 결성한 것은 故 馬景錫(화학공학45 - 48 前호마기술 회장)동문의 열정적인 테니스 사랑에 힘입은 바가 컸다. 1987년 故 閔寬植(농학40졸 前대한체육회 명예회장)·鮮于良國(치의학47졸 모교 치의학과 명예교수)·全兢烈동문 등 7명의 창립 멤버와 함께 모임을 결성한 馬동문은 이후 1997년부터 3년 동안 초대 회장을 지내며 모임의 발전을 주도했다.

 馬동문에 이어 2000년부터 2년 동안 제2대 회장을 맡았던 全兢烈동문은 “내가 회장을 맡았던 당시에는 회원 수가 69명까지 늘어나는 등 모임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런데 골프의 대중적 인기가 크게 높아지며 테니스를 즐기던 이들의 여가활동이 골프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며 아쉬워했다.

 이순테니스회는 매년 세 번의 대회를 열고 있다. 식목일에 가장 가까운 토요일, 현충일, 개천절이 모임의 정기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지난해 4월 9일 대회에는 당시 현직에 있던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참여해 4번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이날 대회에 함께 참석한 모교 吳然天총장은 스티븐스 대사에게 특별상을 수여하고 호암교수회관에서 오찬 행사를 직접 주재하기도 했다.

 3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테니스로 체력을 다져 온 회원들은 지금도 틈날 때마다 가까운 코트를 찾아 경기를 즐기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全兢烈동문은 “지금도 출근하기 전에 한 시간 반 가까이 테니스를 즐긴다. 하체건강 유지에 테니스만한 운동이 없다”며 강한 애착을 보였다. 韓榮成동문도 “이순테니스회에 팔순조가 있다는 사실은 80세가 넘어서도 테니스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 운동이 대중의 선입견처럼 격렬한 운동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동문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경험에서 우러나온 추천의 뜻을 전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동문들의 건강과 친목 증진에 이바지해 온 이순테니스회이지만, 최근 테니스 동호인의 감소와 기존 회원의 연로화에 따라 대회 참가율이 다소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 회장단의 걱정을 사고 있다. 申東澈회장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회원을 모시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모교의 교수 몇 분을 새로 초대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신입회원을 모집할 것”이라며 테니스를 사랑하는 동문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했다.

 이순을 넘어 고희와 팔순의 나이조차 무색하게 하는 강건함으로 매일 코트 위에서 스매시를 날리는 이순테니스회 회원들. 그들의 무한한 체력과 열정이 10년, 20년 뒤에도 늘 한결같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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