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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호 2012년 7월] 뉴스 단대 및 기과 소식

농생대 산악회




 지난 5월 우리나라는 따뜻한 봄이었지만 상상할 수 없는 추위와 싸워야 했던 서울대인들이 있다. 바로 서울대 산악모임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와 로체(8,516m) 등정에 성공한 모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산악회(CALSAC SNU·회장 許吉行 농경제65 - 72) 회원들이다.

모교 내에는 각 단과대학과 특별과정 동문들로 구성된 수많은 산악회가 있다. 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농생대 산악회는 1962년 경기도 수원캠퍼스 시절 창립됐다.

故 吳仁光(잠사62 - 66)초대 회장과 이번 에베레스트 원정단장을 맡은 秦敎春(농생물62 - 66)동문 등이 주축이 돼 농생대 내의 작은 동아리로 출범했으며 졸업 이후 후배들과 지속적인 모임을 유지해 발전을 거듭해왔다.

許회장은 “한 단과대학의 작은 동아리로 시작한 우리가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을 투자해 이번 등정에 성공한 것이 매우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이번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농생대 산악인의 위상을 높이고 보다 발전하는 모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산악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구성된 이번 원정대는 吳永薰(응용생물화학97 - 04 미국 UC리버사이드대 인류학 박사과정)등반대장을 선두로 徐正煥(식물생산과학02 - 10 모교 연구원)동문, 유선필(식품동물생명공학10입)재학생이 등반팀, 秦敎春단장을 포함해 14명의 동문이 등반지원팀으로 구성됐다.

 올해 에베레스트는 세계 1백20여 개의 팀이 도전했으나 예전과 다른 기상악화로 60% 이상의 팀들이 철수한 상태였다. 등반팀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난 5월 19일 새벽 4시 30분 세계 최고봉 등정에 성공했다. 유선필 대원은 같은 날 이번 시즌 최초로 세계 4위 고봉인 로체 등정에 성공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재학생과 동문으로 구성돼 선후배의 우정이 끈끈하게 이어진 이번 원정대의 경비는 농생대 산악회 1백50여 명의 회원과 모교 학생처, 동문들이 십시일반으로 2억원을 모아 마련했다.

등반대장인 吳동문은 “정상을 등정하고 하산 길에 많은 생각에 잠겼지만 그동안 가슴을 짓누르던 목표를 끝내고 홀가분한 채 돌아올 수 있어 감사하다”며 “등반을 마치면 다시 새로운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 심화된 방향타를 간직한 채 돌아간다”고 귀국 보고를 했다.

농생대 산악회는 지난 6월 16일 모교 관악캠퍼스 농생대에서 에베레스트 원정대 해단식 및 춘계 홈커밍데이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서 산악회는 에베레스트 원정 성공을 기념하고 향후 바람직한 산악 활동을 전개하는 의미로 네팔 현지의 셰르파(Sherpa) 어린이들을 돕는 장학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玄重燮(임학65 - 69)동문은 발의 내용을 통해 “이번 원정대 대행사 대표인 밍마 셰르파는 마칼루 지역 출신으로 그곳은 외부의 관심이 없어 매우 낙후된 곳이라 지원이 절실하다”며 “곧 吳永薰대원이 출국해 15개월간 현지 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생대 산악회는 Arun Valley 지역의 어린이들을 위한 `CALS Alpine Club'(가칭) 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장학재단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을 지원할 예정이며 이미 네팔 현지에서 기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팔의 낙후된 지역 어린이들을 후원함으로써 산악인들의 꿈을 이루고자 玄重燮동문이 향후 5년간 1만 달러(약 1천2백만원)를 출연할 것을 약정했다. 이밖에도 이번 산악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많은 동문들이 재단을 위한 후원금을 약속했다.

 吳동문은 “등반 성공도 기쁘지만 산에서 함께 한 이들을 돕고 열악한 환경에 놓인 미래 세대를 양성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은 보람된 일”이라며 “그동안 기업이나 재단법인에서 간간이 비슷한 사업을 펼쳐 왔지만 대부분이 잘 알려진 지역의 생활 수준이 넉넉한 이들을 대상으로 지원해 왔다”고 말했다.

관악산으로 둘러싸인 모교의 정기를 받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농생대 산악회가 단순한 산악인의 모임으로 그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삶으로 연결돼 빛을 발하길 기대해본다.

〈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