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11호 2012년 6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가천대 길병원 李 明 哲원장




 모교 의대 핵의학교실에서 30년 간 활동하며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핵의학계를 세계 정상의 수준으로 일군 李明哲(의학67 - 73)교수가 명예퇴임 후 지난 3월 가천대 길병원장 겸 메디컬캠퍼스 부총장에 취임했다.

 정든 모교를 떠나 자택까지 병원 근처인 인천으로 이사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한 李동문은 길병원의 `큰 길(BIG GIL) 운동'을 소개하며 “다양한 분야와 전 세계를 아우르는 통합과 리더십의 길을 창조해 길병원과 가천대를 아시아지역의 허브병원으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처음엔 평생 터전이었던 연건동을 떠나서 좀 어색했는데 막상 출근해 보니 오래 전부터 여기 살았던 것처럼 금방 익숙해졌어요. 핵의학과 융합기술 분야를 연구하고 임상하던 시절도 좋았지만 이제 병원장과 부총장으로서의 새로운 생활도 기대되고 설렙니다.”

 李동문은 한국의 핵의학전문의 제도를 확립하고 국내 최초로 PET(양전자 단층촬영)센터를 설립하는 등 주변에서 불가능하다고 했던 우리나라 핵의학 시장을 발전시켜 왔다.

 또 세계핵의학회장·아시아지역핵의학협력기구 초대 의장을 역임한 李동문은 지난 2008년부터 제2대 세계동위원소기구(WCI)회장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 핵의학 분야를 세계에 알리는 국제활동에 힘쓰고 있다.

 “세계 핵의학계에서 우리나라 리더십을 확보하고 개발도상국에 핵의학을 진흥시키기 위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의학자들이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기적 같은 순간들이었죠. 이제는 핵의학자로서의 삶은 잠시 접어두고 병원 일에만 매진할 계획입니다.”

 1958년 산부인과로 시작한 길병원은 반세기만에 병상규모 전국 5위의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국가지정 암센터·가천대 뇌과학연구소·이길여암당뇨연구원·바이오나노연구원 등 기초과학을 육성하고 있으며 국내외 유명 의사들이 집결해 병원의 위상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길병원은 연구 환경과 시설 면에서 훌륭한 인프라를 갖춰 국내외 석학들이 주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 최고 뇌과학자인 趙長熙(전자공학55 - 60 가천대 뇌과학연구소장)박사나 장수의학의 권위자인 朴相哲(의학67 - 73 길병원 연구원장)교수가 대표적인 경우죠.”

 최근 길병원에 미국 MD앤더슨암센터 金義信(의학60 - 66)종신교수, 내분비대사내과 명의 金光源(의학66 - 72)교수, 혈관조영치료의 대가 朴在亨(의학66 - 72)교수, 유전의학계의 대모 김현주 박사 등이 합류해 `인맥의 달인'으로 불리는 李동문의 네트워크를 실감케 했다. 李동문은 모교 발전기금 부이사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기금 네트워크를 구축해 모교 발전에도 공헌한 바가 크다.

 “달인이라기보다 유명하신 분들이 길병원의 미래와 비전을 높이 평가하신 것이죠. 사실 넓은 영역에서 다양한 인물과 교류하니 자연스럽게 좋은 분들과 관계가 형성된 것인데 그렇게 불러주시니 감사하죠. 진정한 네트워킹은 단시간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3년 이상은 관계를 쌓아야 인맥이라고 할 수 있죠.”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로서 동문들에게 건강법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잘 먹고 많이 움직이고 일을 즐기는 것”이라고 요약해 설명했다.

 “매일 새벽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헬스클럽에 다니고 있어요. 운동 후에 샤워하고 나서 몸과 마음을 단장하면서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하고 있죠. 또 일주일에 한 번 가까운 산으로 트래킹을 다닙니다. 골프도 좋아했었는데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너무 뺏겨서 골프를 끊고 틈이 나면 가족들과 함께 등산과 음악회를 다니곤 하죠.”

 학자·교수·의사·병원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한국 의학계에 한 획을 그은 李동문은 새로운 인생의 서막에서 동문들에게 각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누구나 다 하는 일보다는 어렵지만 창조적인 일을 하는 인재가 되길 바랍니다. 천재가 노력하는 사람을 못 이기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죠.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비전을 새우며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Creative=Change'입니다. 매일 변화를 시도하고 혁신하는 것이 창조의 기본자세인 것을 잊지 말고 나날이 새로운 시간들을 창조하시길 바랍니다.”

〈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