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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호 2012년 5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동문의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합니다


 서울대 동문 1백32명이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의원 정원 3백명의 44%가 넘는다. 지난 18대 때 과반이 넘은 1백57명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들어 아쉽기는 하지만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오는 6월 1일 문을 여는 민의의 전당에 당당히 입성하게 된 동문 당선자들에게 동창회의 이름으로 축하를 보낸다.

 어느 선거라 해서 그렇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쇄신 바람이 거셌고 후보공천 과정이 어수선했으며 선거전도 치열했다. 온갖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까탈과 뒷말이 무성했다.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도 뜨거웠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한 선거 상황을 뚫고 당선됐기에 그들의 영광이 돋보인다.

 이제 국회의원으로서 수많은 특권과 혜택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책임과 의무가 결코 가볍지 않다. 명예보다 책무가 더 무겁다.

 그동안의 국회는 폭력과 일방통행으로 점철됐다. 몸싸움이 상례화됐고 최루탄과 도끼가 난무하기까지 했다. 민주정치의 본령인 대화와 타협은 찾아볼 수 없고 국회는 정파적 대결과 물리적 충돌의 무대가 돼버렸다. 어느덧 정치는 3류가 됐다. 국민들의 정치 불신은 국회 무용론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치유 불가능한 고질병인가.

 19대 국회는 개원하자마자 대선전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예고돼 있다. 불임 국회, 생산성이 실종된 국회, 악습이 되풀이되는 국회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정치권의 시대적 핵심 화두는 혁신과 통합 그리고 소통의 정치다. 혁신을 통해 악습을 타파하고, 통합을 통해 분열과 실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소통을 통해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라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명령이다. 3류 정치시대에서 서울대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소신과 능력, 지혜를 바탕으로 구습혁파와 일류 정치를 위한 치열한 `전쟁'을 기대한다.

 그들은 국회의원이면서 동시에 서울대 동창회원이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동창회원으로서 모교와 동창회에 대한 책무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는 서울대인이라는 명예로운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닌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무한 실천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어떤 경우 어떤 환경에서도 서울대인의 긍지와 자존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하며 정치의 격과 국회의원의 품위 향상에 앞장서 줄 것을 바란다.

〈金鎭銅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