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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호 2012년 2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올해 건국이래 최대 국제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3월 26∼27일 이틀 동안 열리는 2012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www.seoulnss.go.kr)다. 이번 회의에는 47개국 이상의 국가 정상 및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4개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2010년 국내에서 열렸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규모를 훨씬 웃돈다.

 이번 정상회의의 주제는 `핵 안보'이다. 다소 생소하고 전문적인 분야여서 그런지 동문들의 이해도와 관심도가 낮은 것 같다. 하지만 원자력 안전의 경우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많은 국민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예측된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자연재해로 발생한 사건이지만 테러리스트가 악의적인 의도로 원전을 공격한다면 그와 유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핵 안보는 이와 같이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핵 폭발물의 사용 및 원자력시설에 대한 테러를 사전에 탐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모든 기술적·행정적 조치를 가리킨다. 핵 테러에 대한 위협은 상존하고 있다. 전 세계는 핵 테러를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여러모로 진행해 왔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에 서울에서 개최될 핵 안보 정상회의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전 세계 43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일 주제를 가지고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2010년 워싱턴 정상회의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가 도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2012년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워싱턴 1차 회의에서 논의된 주제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안건만을 다루게 된다면 성공적인 회의로 평가받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회의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워싱턴 회의에서 다루지 않았던 방사성 물질에 대한 방호 문제,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원자력 안전과 핵 안보의 연계 문제 등을 함께 다뤄야 할 것이다. 오바마 美대통령이 약속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전 세계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 및 플루토늄을 폐기 내지 원자력발전에서 태워 없애는 노력도 계속 이뤄져야 할 것이다.

 북한 핵 문제는 일반 대중의 관심을 유도할 수는 있으나 본 회의의 성격과는 맞지 않고 6자회담이라는 기존 창구가 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2012년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에는 워싱턴 회의 때보다 더 많은 정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정부 및 관련 기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대부분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이런 대규모 행사가 개최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핵 안보라는 용어도 생소하고 우리나라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2010년 G20 정상회의에서 보여줬던 국민적 관심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G20 회의가 경제 분야에서 한국의 국격을 한 단계 올렸다면, 2012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는 정치·안보 분야에서 위상을 크게 높일 것으로 확신한다. 또 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내 핵 안보 수준 및 원자력 안전에 대한 대외 신뢰성이 높아진다면 향후 원전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2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는 한국의 국격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그 때문에 국민의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동문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