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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호 2004년 8월] 기고 감상평

6·25 아침에 느낀 한심스러운 일

 6·25가 오면 우리는 매우 엄숙해진다. 6·25는 우리가 자랑스러웠던 서울대 법과대학에 입학(당시 6월 12일이 입학일자)하자마자 터진 참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6·25 때문에 모두가 뿔뿔이 헤어져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일부는 인민군으로 끌려가고, 또 일부는 대한민국의 군복무를 하여 졸업동기회도 없이 오직 「서울법대 83회」라는 입학동기회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사정이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세상일을 6·25 아침에 한번 돌이켜보니 참으로 뒤죽박죽된 한심스러운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그 내용을 몇 가지만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6·25는 우리들에게서부터 벌써 잊혀져 가고 있음을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얼마 전 시청 앞에서 6·25 기념집회가 있었는데 그 모임에는 불과 3천명 정도 노장급 인사만 참석해 섭섭함을 금할 수 없었다.  중앙일보(2004년 6월 26일자)가 「한국전쟁 54돌」 여론조사를 했는데 다음과 같은 일들이 조사에서 나타났다. 〈도표 참조〉  이 조사를 통해서 볼 때 6·25 세대, 광주민주화운동 세대 그리고 디지털 세대의 세 가지로 나누어 조사해 보니, 디지털 세대는 북한을 안보의 위협국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라크 파병에는 반대(68%) 의견이고, 일보다 여가를 중시하며, 쉽게 easy going의 태도(46%), 그리고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 철수는 찬성하며,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하는 盧武鉉대통령의 입장을 지지(56%)하며, 盧대통령 신뢰도도 50%로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6·25를 이런 식으로 가볍게 생각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둘째로 가톨릭의 지도자(명동성당 주임 신부) 鄭義采신부가 중요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첫째,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국민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런데 盧武鉉대통령은 특정 인사들의 의견만을 따르고 이에 따라 심각한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盧대통령이 지금 같은 국정을 계속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실수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선수들이 제자리를 지키지 않는 축구팀과 같다고 고언을 한 바 있다. 셋째, 대통령이 진정한 개혁을 하려면 공정성, 공평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넷째, 386세대의 공로(민주화, 군사정부 종식 등)는 인정하되 나라를 책임지려면 많은 시련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盧武鉉대통령이 깊이 생각을 해주면 좋겠다.  셋째로 문제삼고 싶은 일은 우리 나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으로 국가정보원, 국방부, 외교통상부, 통일부를 책임지고 있는 李鍾奭이란 사람이 육사생을 상대로 한 중요한 모임에서 북한을 적대시하지 말 것을 주장하여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대통령의 바른 팔의 중요 인사가 이런 철학을 가지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스럽다.  넷째로 문제가 되는 일은 이라크에서 피랍된 金鮮一씨 사건이다. 조선일보 姜天錫논설주간이 쓴 논설을 보니 『우리 정부를 무능, 부도덕, 말만하고 행동이 없는 나라, 구호만 있고 내용이 없는 나라』라고 비난을 했고, 金鮮一씨가 5월 30일에 피랍된 것을 6월 17일에야 알았다고 하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우리 정부는 10개월 동안의 파병 준비가 전혀 이라크내 인맥구조조차도 만들지 못하고 지금와서 파병중지며 파병재고, 심지어는 노조의 파업까지 몰아온 형편이다. 이는 리더십의 부재, 부족을 나타내는 동시에 정부의 무능, 무책임을 나타내는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 나라 사람들의 감정적 대응 즉, 장례식장에서 화환을 던지는 일이나 金鮮一씨를 국립묘지에 모셔야 한다는 즉흥적 대응은 우리들의 성숙된 태도라고 볼 수가 없다.  다섯째로 문제 제기하고 싶은 일은 신행정수도 이전 문제이다. 盧대통령의 선거공약이 국론의 통일을 보지 못한 채 추진되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정부로서는 처음에는 4조원 또는 11조원이 드는 적은 일이라고 이야기했으나 일의 추진과정에서 변질이 되어 「遷都」로 바뀌어 내용상 정치적 사기극이라고 할 수 있다. 당초 천도문제는 나오지 않았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천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첫째는 국가정책의 우선순위 배정의 문제이다. 우리에게는 천도보다 더 시급한 일이 많다는 것이다. 둘째 통일을 앞두고 서울을 좀더 기능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구의 분산과 몇몇 정부기능의 지방분산 등이 고려돼야 순서이지, 먼저 천도를 발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본다. 셋째 그 액수는 정부의 발표보다 훨씬 큰, 적어도 1백조원 이상이 드는 어마어마한 일이 되어 이렇게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우리에게 바람직한 일인지 묻고 싶다.  여섯째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생각해 보자. 6월 중순에 보도된 인기도는 부시 49%, 케리 48%이어서 당장 선거를 치렀다면 부시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언제나 미국의 경제문제가 되는데 이는 현재 비교적 좋은 편이다. 또 이라크의 민정이양이 예정보다 빠르게 이루어져서 선거에는 나쁜 영향을 줄 이유가 없다. 얼마 전 신문을 보니 미국의 Hispanic은 케리를 지지한다고 하여 민주당으로서는 기분이 좋은 모양이나 원래 히스패닉계는 민주당을 지지해 왔다. 만일 가상적인 일로서 오사마 빈 라덴이 선거(11월 2일) 전에 체포되거나 살상된다고 하면 절대적으로 부시에게 유리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 서해교전 발발 2주년 행사(6월 29일), 그리고 그 일로 추도회가 있었다. 우리 해군 장병이 6명이나 목숨을 잃고 13명이 부상을 입은 큰 일이었다. 그런데 그 장소에 우리 나라의 장관, 국회의원이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신문보도가 있었는데 이것은 너무한 일이다. 누가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겠느냐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우리 정부의 최고 정책결정자의 북한 눈치 보는 비겁한 처사 때문이라는 것을 알 때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되고 6·25 며칠 후에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을 서해교전 유족들에게 거듭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위에서 지적한 일들을 6·25 아침에 살펴보았는데 모두가 뒤죽박죽된 국정의 난맥상을 볼 수가 있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서울대 졸업생으로서 鄭義采신부의 용기 있는 말씀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의 지적과 같이 뒤죽박죽된 일을 바르게 잡는 일이 무엇보다 바람직하고, 때론 우리들이 옳은 일을 적극적으로 몸소 행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본이 되도록 노력해야 되겠다고 느껴 여기에 몇자 적어보는 것이다.
우리 나라
안보
위협국
이라크
파병
재검토
일보다
여가중시
북한의
전잰도발
가능성
주한미군
철수
盧대통령
신뢰도
성장보다
분배강조
6ㆍ25 세대62%(북) 8%(미국)42%18%58%19%38%43%
광주민주화
운동 세대
52%(북) 20%(미국)56%28%49%29%30%48%
디지털 세대41%(북) 32%(미국)68%46%53%41%5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