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호 2012년 1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인과 愛校 쇼비니즘

서울대학교 본부가 나눠준 2012년 壬辰年 달력은 `상상의 동물'인 龍그림 열두 장을 올렸다. 달력 표지 그림은 충성 忠자를 용오름의 기세로 표현한 조선시대 후기의 文字圖이다.
목하 모든 대학은 모교에 대한 충성과 애교심을 신조로 내걸고 CEO 총장의 지휘 아래 앞다퉈 치닫는 형국이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달력의 충성 忠자는 그것을 실은 본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모교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하는 상징기호를 연상하게 만든다. 서울대인도 모교를 위해 기부 후원을 더 많이 하고 가진 역량을 더 많이 발휘하는 것이 지당하다. 단지 너무 과욕해 내닫지 말일이다.
마침 1월부터 서울대학교는 법인으로 공식 출범한다. 서울대학교 법인화는 기업으로 말할 때 독립채산제와 같다고 비유한다. 어떤 인사는 정부의 도움도 제재도 받지 않고 스스로 벌어서 운영해 가는 대학체제이므로 국립의 사립화라고 말한다.
물론 이런 의견에 반론이 있다. 서울대학교는 기업화하는 것이 아니다. 국립대학교 법인은 `공법인'이므로 일반 법인인 기업과 큰 차이가 있다. 또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정부지원은 끊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서울대학교는 바야흐로 법인화의 날개를 달았다는 설명이다. 그 비전을 말하자면 `자율적인 혁신을 통해서 세계로 도약하고 학문적 가치창조의 중심축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어느 원로 모교 선배가 지적한 말이 있다. 서울대학교와 서울대인은 다른 사립대학교들과 똑같이 충성과 경쟁으로 과속하면 격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그는 마치 엘리트 주도세력이 다른 소수세력들과 어깨를 다투는 꼴이 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서울대인은 결코 경쟁 제일주의로 愛校 쇼비니즘에 사로잡히지 말자는 경구로 들린다.
서울대학교는 최고의 대학이다. 서울대학교와 서울대인은 `시장주의적 대학개혁의 절정'을 보여주는 법인화로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부디 최고답게 시장주의를 넘어서 人文主義와 함께 민주성 및 공공성을 지켜내면서 `법인화의 두 날개'로 비상하기 바란다.〈安炳璨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