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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호 2012년 1월] 뉴스 본회소식

2012년 용의 해, 모교 법인으로 새 출범!





 존경하는 서울대 동문과 가족 여러분!

 대망의 壬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33만 동문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고 소망하시는 일이 모두 성취되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울러 `光風霽月'이란 말처럼 지난 날 우리 사회를 어지럽혔던 반목과 혼란이 사라지고 우리 모두에게 희망찬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해입니다. 우리나라의 총선과 대선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러시아의 대선이 있으며 중국에서도 차기 주석 선출을 앞두고 있어 대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모교 또한 올해는 매우 중요합니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가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운영의 자율권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재정 확충을 가능하게 하는 모교의 법인화는 법인화 논의를 시작한 지 23년 만에 어렵게 결실을 본 우리의 숙원사업입니다.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일본 동경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들은 법인으로 전환해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을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세계로 나아갈 인재 양성을 위해 모교도 과감한 개혁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모교 법인화의 성공 여부는 우리 서울대의 운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를 판가름할 것입니다.

 그간의 우려를 없애고 법인화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교에 대한 동문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우리 서울대인들이 모교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은다는 생각으로 함께 나선다면 세계 초일류 명문대학을 향한 모교의 힘찬 전진은 희망으로 더욱 빛날 것입니다.




 경애하는 선후배 동문 여러분!

 총동창회는 지난해 새로운 동창회관인 장학빌딩을 건립, 10월 20일 준공식을 개최하여 동창회 재산 1천억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7천여 명의 동문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건립기금은 목표액인 3백억원을 넘긴 4백8억여 원이 됐습니다. 모금운동이 이처럼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모교 발전의 지원센터 역할을 할 장학빌딩에 대한 동문들의 관심이 크게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건립기금 마련에 동참해주신 동문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에 본회와 각 단과대학동창회에서 지급한 장학금은 역대 최고인 19억4천여 만원으로 총 6백92명에게 수여하였으나 금년부터는 장학빌딩의 임대수입을 합쳐 연간 33억원의 장학금과 교수 연구지원금 17억원을 지급하여 모교에 50억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건립기금 마련에 참여함으로써 모교와 동창회의 발전을 위하는 동문들의 숭고한 뜻은 장학빌딩 2층 `Veritas Hall'에 마련될 명예의 전당 벽면에 새겨 영구 보존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이곳은 서울대인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자 모교와 총동창회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질 계획이며 미술전시회, 출판기념회 등 2백50명 수용의 각종 이벤트와 모임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미대동창회에 인테리어 디자인과 시공을 위임해 올해 2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에 있습니다.




 친애하는 동문 여러분!

 총동창회는 모교의 뿌리를 찾기 위한 `모교 개교 원년 찾기 운동'을 전개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었으나 학내의 의견의 일치를 보고 모교의 최종 의결 기구인 평의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서울대는 종합대학으로 1946년 통합해서 개교했지만, 대학교육의 연원이 1895년에 시작됐으므로 1895년을 `개학 연도'로 한다”는 안건이 의결됐고, 모교 총장이 개교기념식에서 이를 선포함으로써 우리 서울대는 세계 명문대학에 손색이 없는 1백17년이라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모교를 사랑하고, 나라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33만 동문들의 의지와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자리 잡고 있는 서울대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서울대인의 자부심과 긍지, 그리고 명예를 영원히 보존하고 1백17년 전에 우리나라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개학이 참으로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기에 이러한 모교의 역사와 발전과정을 널리 홍보할 역사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는 모교의 희망일 뿐만 아니라 모교 개교 원년 찾기 운동을 2년6개월 동안 전개하면서 절실히 느낀 점이기도 합니다.

 동창회는 앞으로도 동문들의 유대를 강화하고 모교의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동문 여러분들도 애정을 갖고 많은 협조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용의 해로, 용은 이상세계의 신성한 동물로 여겨지며 복을 기원하고 모든 재앙에서 인간을 지켜주는 환상의 동물로 상징됩니다. 동문 여러분도 더욱더 건강하신 가운데 승천하는 용의 기운처럼 왕성한 활동을 펼치시는 한 해가 되기를 거듭 기원합니다.






 서울대학교 동문 여러분!

 壬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의 태양을 맞이하는 서울대인의 마음은 새삼스러운 각오와 다짐으로 가득 차오르고 있습니다. 우리 서울대학교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로 거듭나 새로운 역사의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가 출범하기까지 많은 난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교직원과 학생들의 반대와 이어진 토론과정은 우리 대학의 현재를 성찰하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의 책임 있는 주인인 교수, 직원, 학생들의 충정어린 목소리는 서울대학교 발전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는 그동안 정부 직할의 교육기관으로서 받아왔던 제도상의 엄격한 제한에서 벗어나 우리의 이상을 시대정신에 맞게 구현할 수 있는 자율적 교육·연구기관으로 변모할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이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는 자율과 책임을 토대로 참된 지식공동체를 이끌어감으로써 국립대학의 위상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나가야 합니다. 국민에 대한 책무를 더욱 잘 이행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변화와 쇄신의 주역이 돼야 할 것입니다.

 관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학 의사결정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자율적인 교육·연구기관을 확립하는 긴 여정에서 출발점에 불과합니다. 그런 만큼 우리는 앞으로 부단한 노력과 결단력으로 대학의 자율을 확립하는 사명을 수행해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대학의 자율이 구성원의 자기 이익을 방어하는 자기중심적 수단으로 귀착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자기 책임을 중시하고 전체의 이익과 발전을 우선시하는 자율이야말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제 대학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의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정보화의 물결은 대학의 위상에 대한 확신을 약화시킬 소지가 있습니다. 대학 밖에서 수많은 정보가 확대·재생산되고 검증되지 않은 부정확한 정보와 담론이 범람할수록 균형 잡힌 사고를 할 수 있는 지성인의 역할은 더욱더 중요해집니다. 주체적 시각에서 지식을 소화하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사고력과 판단력의 가치, 개별적 정보의 근저를 꿰뚫는 근본적인 지적 탐구의 자세가 더욱더 소중해지는 것입니다.

 인격과 인격이 만나는 소통의 장으로서의 대학이야말로 객관적이고 책임 있는 지식의 최후의 보루입니다. 외부의 이해관계와 이념의 대립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진지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대학의 근본적인 과제인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보다 진전된 자율성의 기반 위에서 창조적 지성인의 양성을 위한 `기반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것은 타성에 젖은 관습적 학문분류 체계를 넘어서서 기본교양과 인성을 아우르는 교육, 학생들이 심화된 학문연구로 나아가거나 전문직으로 진출하기에 앞서 통합적·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는 교육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문의 철학적 기반을 재점검하고 분자화된 학문체계의 울타리를 넘어 지식생산 체제를 창조적으로 재편하는 작업이 수반돼야 합니다.

 기반교육의 강화는 연구의 수월성 확립, 대학원 교육의 내실화와 학문후속세대의 양성이라는 우리의 또 다른 과제와도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지식과 이성의 의미와 가치를 올바로 인식하고 자기 존재의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기반이 견고하게 형성돼 있어야 비로소 전문성 또한 그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기반교육을 통해 다져진 인성과 지성을 토대로 하여 인류문화에 기여하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역량있는 전문가를 양성해야 합니다. 이렇게 길러진 참된 인재만이 우리의 갈 길을 똑바로 인식하고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대학 교육개혁의 노력은 개별이익 추구를 뛰어넘어 사회의 공동선을 실현하는 사회적 책무를 완성할 때 그 참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서울대인의 역량은 우리 사회 전체의 지식의 총량과 지성의 수준을 높이고 이를 사회에 환원하는 데 쓰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대학과의 문호개방의 폭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할 것입니다.

 지역사회에의 기여와 봉사도 더 높은 수준으로 재정비할 것입니다. 대학 외부와의 지식 공유와 교류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우리의 열정과 전문성을 살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을 밝히는 국가미래전략 연구시스템 구축에도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서울대학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대학들도 함께 이러한 국가적 사명에 동참할 것을 제안합니다.

 격변하는 오늘날의 국내외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되물으면서, 우리에게 부여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캠퍼스 밖 세상에 늘 촉수를 열어두고 새로운 문제의식과 시대의 조류를 받아들이는 한편, 캠퍼스 밖으로 끊임없이 지성의 창조적 가치를 일깨우고 이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 사회가 대학의 가치를 존중하고 `대학이 희망'이라는 우리의 믿음이 공허한 울림에 그치지 않도록 우리의 각오를 새롭게 다져 봅시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힘차게 함께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