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405호 2011년 12월] 오피니언 동문칼럼

웰빙에서 힐빙시대로




 인류 역사는 지난 2백여 년 동안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다. 20세기 들어서는 과학기술문명이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높은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 결실로 현대인들은 한정 없이 물질과 에너지를 소비하며 편의적이고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됐다. 이러한 물질적인 혜택은 천연 자원과 에너지, 특히 화석연료의 무제한 개발, 이용 그리고 수많은 인공물질, 예컨대 농약, 프레온가스, 각종 합성물질을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가능했다.

 그런데 농산물 재배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한 후 자연으로 버려진 화학물질들은 자연의 정화작용과 대사작용을 초과해 분해가 다 되지 못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 됐다. 그래서 유해한 화학물질, 특히 농약이나 인조 비료 등이 토양과 자연에 축적되고 오염돼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났다. 현대인이 이렇게 피폐해진 자연에서 생산, 재배되는 1차 산물을 섭취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소비하고 있는 다양한 유해 화학물질(예컨대 새집증후군)로 말미암아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질병인 화학물질과민증(아토피 포함), 비만증, 각종 성인병과 암 질환이 만연하게 됐다.

 그리고 고도로 발달한 정보통신 제품과 인터넷 사용으로 게임중독증, 우울증(특히 자살률 증가)과 같은 현대 정신 질병을 초래해 물질 풍요 속에서도 오히려 정신적으로는 불행을 자초한 사회가 됐다. 복합적인 원인이 얽혀져 발생한 위의 현상들에서 야기된 부작용과 역현상을 어떻게 해결하고 또 망가진 우리 건강을 어떻게 치유, 회복할 것인지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 현상의 제 문제를 되돌아보고 자성하며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치유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대에 살고 있다. 그 방안의 하나로써 새로운 학문인 힐텍(heal-tech)분야를 바탕으로 하는 힐빙 문화시대를 열어가길 희망한다.

 힐텍은 인문학·사회과학, 예술·문화, 생명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융합 또는 통섭해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운영하는 학문이다. 여기서 힐빙(heal-being)문화란 우리 전통의 상생문화에 힐텍과 녹색정신을 접목, 더욱 발전시켜 피폐해진 자연과 인간을 치유해 건강성 회복과 함께 인류를 행복한 사회에서 살도록 하는 새롭게 전개될 미래 문화를 일컫고 있다.

 힐텍의 기본 발상은 현대식 영농 방식과 물질중심문명의 기본 편의의 틀에서 벗어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1차 산물을 재배해 섭생하는 인간 본래의 건강한 생활방식으로 돌려보자는 데에 있다. 20세기 후반에 우리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건강해지려는 웰빙 열풍이 불었고, 금세기 들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건강과 환경문제를 함께 고려하는 로하스(LOHAS)상품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웰빙과 로하스를 넘어서 미래에 건강과 환경은 물론 치유 개념까지도 포함한 힐빙 문화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 사회 제 질병 현상을 치유,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우리는 힐빙 문화 트렌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성해 감으로써 국내 사회의 병리적 현상의 해결을 꾀함과 아울러 국제적인 힐빙 문화시대를 선도해 미래에 인류의 건강하고 행복한 복지사회와 지속가능한 발전사회를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하길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