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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호 2004년 8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교육정책이 최고의 경제정책

세상이 참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단순히 분초를 다투는 변화와 경쟁이 아니라 광속의 시간으로 논하는 세상이다. 국가든 개인이든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시스템의 견고함과 이행 속도에 따라 삶의 질과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시대이다. 개인, 사회, 국가, 나아가 국가연합체들이 이 같은 변화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노력의 핵심은 「경제」와 「교육혁신」으로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나아가 21세기 지식경제시대의 핵심가치인 「인재」를 육성하는 일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서울대 폐지론」 논쟁을 보면 이런 세상의 변화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염려스럽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교육정책이 최고의 경제정책』이라고 했다고 한다. 장기적인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교육의 중요성을 잘 설명한 대단히 함축적인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서울대 폐지론의 핵심 의미가 학벌주의의 해소에 있다고 하면 이는 서울대를 폐지한다고 하여 얻을 수 있는 성과가 아니라 선도적 명문대학을 견인차로 해서 창의력을 북돋우는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성과인 것이다. 다시 말해 지식산업을 모태로 한 국가간 첨예한 생존 경쟁에서 이겨 나가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연구와 교육을 통해 차별적인 지식을 창출하고 뛰어난 역량을 지닌 핵심인재를 길러내는 선도적 명문대학을 길러내고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좋은 대학들이 여러 개 나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얻어질 수 있는 참다운 성과인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사회 발전 동력으로서의 전문직을 양성하는 대학으로 변모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우리 사회와 교육의 발전 방향이 아니겠는가? 이제 작금의 서울대 폐지론은 사회 전체의 반성적 통찰을 통해 다시 걸러져야 한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하는 궁극적 발전의 방향이 현재에 대한 일차적인 부정이 아니라 현재를 기반으로 보다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일이듯, 학벌주의 타파와 서울대 폐지는 일맥상통할 수 있는 의제가 아니다. 대학이 도토리 키재기식의 국내 경쟁에 안주해서는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와 동문들도 이제 서울대가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성원하는 일에 손을 잡고 뜻을 합치는 일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