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호 2011년 8월] 기고 감상평
우리 모두 하나되는 광장으로

오늘은 우리 대한민국이 헌법을 제정해 만방에 선포한지 예순 세 돌을 맞는 날입니다. 바로 오늘이 우리 대한민국의 생일인 셈이지요.
나는 이 자리에 서서 먼저 63년 전, 우리 선배들이 해방정국의 혼돈 속에서 그리고 동서냉전의 현장 속에서, 나라와 겨레의 나아갈 백년대계를 올바르게 선택해주시고 오늘날 번영의 터전을 마련해주신 제헌의원들의 선각적인 慧智와 애국심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비록 이 자리에는 유명을 달리한 헌정선배의원들의 모습을 볼 수 없으나 이 나라의 건국사에는 가신 님들의 자랑스런 함자가 소중히 각인돼 있습니다.
우리 헌정사 한 모서리에는 굴절의 얼룩이 덧칠돼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헌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유민주이념과 시장경제체제 그리고 국민행복추구 의지로 집약된 삼대 축은 훼손되지 않고 연면히 견지돼 왔습니다. 생각하면 우리 민족의 끈질긴 저력을 증거하는 값진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헌정사의 연령도 63세가 됐습니다. 환갑을 넘어선 우리네 정치도 이제 성숙한 정치로 자리잡아야 할 연륜이 됐습니다. 성숙한 정치의 표본은 정권교체기에 쉽게 나타납니다. 정당간의 쟁점이 너무 지나치게 크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회가 혼란을 일으킵니다. 정권교체에 의해서 정책의 계속성이 단절되는 큰 변화를 일으키면 국내는 대혼란을 일으키고 국제적으로 불신을 사게 되지요. 대담한 개혁과 동시에 안정된 질서 - 이 두 개의 미덕을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융합시켜 나가는 것 - 우리 헌정 연령에 버금가는 깨달음이 아닐런지요.
오늘날의 국내외 정세는 민주주의에 기초한 강력한 정치적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체제를 탄생시키고 지탱할 수 있는 활력있는 조직으로서의 정당이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글로벌화의 모진 바람은 세계사적인 視座에서 한국의 정치 앞날을 점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6일 자정,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한치 빈틈없이 메아리친 감동의 만세 소리를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2백5개국이 참가하는 1백16년 올림픽 사상, 여섯 번째의 그랜드슬램을 성취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쾌거야말로 끝내 좌절을 거부한 대한민국의 하나된 위대한 힘을 과시한 극적인 현장이었습니다.
나는 우리네 젊은이들을 믿습니다. 그들은 벌써부터 글로벌 시대의 선두주자로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들이야말로 그 자랑스런 조국 중흥의 원동력이 아니겠습니까.
제헌국회 초대 의장이시며 건국 대통령이셨던 李承晩박사가 건국전야에 절규했던 “동포여!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음성이 보다 육중한 `큰 울림'으로 들려오는 듯 합니다. 우리 모두 하나 되는 광장으로 함께 나아갑시다. 우리 모두 자랑스런 우리 헌법을 지키는 파수꾼이 됩시다.